사회
`우한폐렴` 진천, 주민-경찰 대치속 긴장감 팽팽
입력 2020-01-30 15:38  | 수정 2020-01-31 08:56


30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은 교민 수용을 반대하며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진천 주민들과 경찰 병력이 대치한 가운데 팽팽한 김장감이 흘렀다.
전날 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자 경찰은 밤새 23개 중대 700명의 경력과 수 십대의 차량을 동원해 인재개발원 주변을 봉쇄했다.
주민들은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트랙터와 화물트럭을 자진해서 치웠다.
그러나 극도의 불안감과 반발 기세는 여전했다.

이날 주민들은 오후 늦게까지 반대시위를이어갔고, 일부는 경찰력을 향해 "공권력에 의해서, 강압에 의해서 트랙터 등을 치웠다"고 언성을 높였다.
주민들은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에 분노했다. 엄모씨(66)는 "천안이 반대한 것을 진천이 떠안은 셈"이라며 "우리는 혹시모를 위험을 감수하고 희생하라는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특히 주민들은 인구밀도가 높은데다 주변에 응급 상황을 대비할 만한 대학병원이 없다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실제로 우한 교민이 수용될 인재개발원에서 불과 500m 거리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또 반경 1km 내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도 자리해 있다.
한모씨(60)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주거밀집지역이고, 주변에 종합병원도 없어 수용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며 "감염도 문제지만 주민 이동제한 등 여러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일부 입주민은 자녀들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키는 등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주민은 "딸이 4, 5살 두 자녀를 시댁으로 보냈다"며 "만일 지역에 바이러스가 퍼지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져 줄 것이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날 현장을 찾은 송기섭 진천군수는 "우리가 거부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며 주민들을 안정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송 군수는 "큰 틀에서 군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현재 정부 방침이 번복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입장을 중앙정부에 전달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진천 = 이상헌 기자]
· 충북지사 "철저 관리" 발언에 주민들 격노하며 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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