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사에 복장 규정까지'…전북 모 대학 '군기 잡기' 논란
입력 2020-01-12 13:53  | 수정 2020-01-19 14:05

전북 지역 한 대학에서 신입생에게 시간대별 연락 요령을 숙지하도록 하고 스키니 바지 금지 등의 복장 규정 등을 강요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군기 잡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북 모 대학의 악습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글 게시자는 "신입생 공지 내용"이라며 단체 대화방 캡처 화면을 공개했습니다.

이 글은 '신입생이 캠퍼스 내에서 지켜야 할 것'을 연락 양식, 복장 양식, 인사 양식 등 3가지로 나눠 안내했습니다.


먼저 연락 양식은 신입생이 선배에게 연락할 때 쉼표, 물음표, 느낌표 등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어 0시∼09시에 연락 시 '이른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21시∼0시에 연락 시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했습니다.

또 날이 바뀌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000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말을 시작해야 하고 말끝마다 '선배님 혹은 교수님'이라는 존칭을 붙이도록 지시했습니다.

술을 마실 때면 반부대(반 부대표)에게 연락하고 반부대는 이를 선배에게 알리도록 했습니다.

복장 양식은 1980년대 복장 규제를 연상케 했습니다.

찢어진 형태의 바지나 스키니, 슬랙스 바지 금지, 귀가 보이게 머리 묶기, 구두·키 높이 운동화 금지에 에어팟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또 교수, 조교, 선배 순으로 인사해야 하며 교수가 있으면 선배들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3학년 선배가 있는 자리에서는 2학년에게 먼저 인사하지 말라고도 안내했습니다.

누리꾼들은 해당 글에 5천개에 가까운 댓글을 달고 대학가의 이런 '군대 문화'를 성토했습니다.

누리꾼들은 "학교 망신 다 시킨다", "이런 문화 때문에 대학 가기가 싫어진다", "요즘 군대도 이렇지는 않다" 등의 의견을 남겼습니다.

해당 대학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 저런 걸 하나. 학교 이미지를 더럽히고 있다. 대학에 왔으면 조용히 공부해서 취직할 생각을 해야지"라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이런 글이 SNS에 게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건전한 학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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