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와대 수사' 배성범 중앙지검장 이임…'좌천성 승진' 논란도
입력 2020-01-10 17:24  | 수정 2020-01-17 18:05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총괄한 58세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이 오늘(10일)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당부하면서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배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인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해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지휘하다가 약 6개월 만에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 받았습니다. 고검장급으로 승진한 인사였지만, 수사업무와는 무관한 보직을 맡게 되면서 이른바 '좌천성 승진'이 아니냐는 평이 나왔습니다.

배 지검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서울중앙지검 2층 누리홀에서 이임식을 하고 직원들에게 검찰의 최정예인 중앙지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소명 의식을 가지라고 주문했습니다.

배 지검장은 이임사에서 "3번이나 근무한 중앙지검을 떠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국가 사회적으로 주요한 사건과 국민 생활을 위협하는 범죄 수사에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기에 담담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취임하던) 그날 여러분 앞에서의 다짐이 얼마나 실천됐는지, 이룬 것은 작고 남은 짐은 커 보여 떠나는 입장에서 미안함이 앞선다"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주셔서 부여된 업무를 대과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배 지검장은 "최근 검찰을 둘러싼 형사사법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된다"며 "정의와 공정, 인권 보호의 가치 구현이라는 검찰의 소명이 달라질 수 없고 국민들의 기대와 질책도 여전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소명에 대한 의지와 실천, 그리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배 지검장은 "새로 부임하는 이성윤 검사장님은 훌륭한 인품과 강직한 자세를 갖추고 일선 수사에서도 다년간 헌신해 오신 분"이라며 "앞으로 중앙지검이 올바른 검찰, 정치적 중립과 공정을 구현하는 검찰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배 지검장의 이임식에는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담당한 송경호 3차장과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맡은 신봉수 2차장 등을 비롯해 15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신자용 1차장은 직원 명의로 된 재직기념패를 배 지검장에게 전달했습니다.

배 지검장은 이임식 뒤 청사 1층으로 내려와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꿋꿋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말도 전했습니다. 직원들은 배 지검장이 청사를 떠나고 나서도 한동안 박수를 보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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