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사장 출신' 이영주 검사, 추미애 부임 후 첫 사의 표명
입력 2020-01-10 17:03  | 수정 2020-01-17 17:05

여성으로서 역대 2번째로 검사장 자리에 올랐던 53세 이영주(사법연수원 22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사의를 밝혔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후 전격적으로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검사장급에서 나온 첫 사표입니다.

오늘(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원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찰을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원장은 "6개월 전 인사 후 검찰을 떠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인사로 후임자가 와 근무를 하게 됐지만, 마음먹었던 임무를 할 수 있는 기간과 범위까지 나름으로 열심히 수행했기에 원래 예정했던 것처럼 이제 떠난다"고 적었습니다.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부원장은 1993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춘천지검장에 부임하며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검사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부원장은 지난해 7월 인사 때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습니다. 추 장관 취임 후 그제(8일) 발표된 인사에서는 다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그는 "지금 검찰은 큰 변화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워 보인다"며 "조직의 고위직에 있으면서 격동과 혼란의 시절에 일선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나눠 감당하지 않고서 '안심하고 출퇴근을 하는' 교육기관을 전전하며 근무할 염치가 없다"고 사직서를 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검찰 구성원이 열정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변화를 강요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가 종종 잃어버린 '공정성' 때문이고, 이는 재능이 아니라 덕성의 영역에서 생긴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부원장은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직시하면 근저에 그 원인이 보이고, 해결책이 떠오를 것"이라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최근 검사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에서는 54세 박균택(21기) 법무연수원장과 53세 김우현(23기) 수원고검장이 추 장관의 인사 단행 이전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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