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민단체 "호르무즈 파병 절대 안돼…미국·이란 군사행동 멈춰야"
입력 2020-01-10 15:3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00여개 시민단체가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살을 규탄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을 파병하면 안 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107개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 파병은 절대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뤄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에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이라크 주권을 침해한 전쟁 행위"라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명백히 미국에 있고, 한국이 미국 편에 서서 군사행동에 동참할 그 어떤 명분도 없다"고 했다.
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희망한다고 밝힌 데 대해 "공개적으로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아무리 '자국민 보호' 등 이유를 대더라도 이란을 비롯한 전 세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해온 한국이 다른 갈등 지역에서 군사적 개입에 나서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지금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서는 국익에 합치하느냐 아니냐 하는 공허한 얘기만 나온다"며 "이전 (이라크 파병) 역사에 대한 평가, 호르무즈 파병의 적법성,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논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 5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쟁은 수많은 무고한 시민을 고통받게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검은 옷을 입은 채 바닥에 쓰러지는 '다이 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진보연대 등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서울민중행동도 이날 오전 미국 대사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란 공격 및 제재를 반대한다"며 "한국군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도 중단하라"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해리스를 규탄한다', '파병 거부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진보연대는 미군 드론 공격에 사망한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에 조문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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