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르노삼성 노사 강대강 대결…부산공장 1교대 전환
입력 2020-01-10 15:31 

지난해 임금협상을 놓고 르노삼성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에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두자, 노조가 다시 상경 집회로 맞불을 놓으면서 강대강 대립 이어지고 있다.
10일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공장의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날부터 야간 근무조 운영을 중단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들과 관리직 직원 등을 중심으로 주간 근무조만 운영할 방침이다. 이로써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기존 주·야간 2교대에서 주간 1교대 체제로 전환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6월에도 부분 직장폐쇄로 야간 근무조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르노삼성은 부분 직장폐쇄 첫날인 10일 오전 부산공장 임직원 2172명 가운데 1723명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노조원 기준으로는 1727명 중 1284명이 정상 출근해 파업 참여율은 역대 최저치인 25.7%로 집계됐다. 이같은 파업 참여율은 지난해 6월 최장기 파업 당시(40%대), 지난달 파업 초기(30%대)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단일 생산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차량이 함께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가 지난 6~7일 조별로 나눠 1~2시간씩 '게릴라식' 파업을 단행하자, 전체 생산라인에 연쇄적으로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었다. 르노삼성 사측은 한동안 파업에 참여하지는 조합원과 관리직들을 주간 근무조로 통합해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 근로자 배치조정과 관리직 재교육 등 문제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근로를 희망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주간 근무조만 운영할 계획이며 상황에 따라 주말에도 특근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도 있다"며 "신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분폐쇄를 결정했지만 노조와의 임금협상 교섭 창구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9년 임금협상 교섭 과정에서 사측과 기본급 인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20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6천여대 규모의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이로 인한 손실 규모는 1200억원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앞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도 장기간 파업으로 인해 28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에 반발하며 상경 투쟁을 실시했다. 10일 오후 1시 르노삼성 노조 조합원 수백여명은 르노삼성차 서울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최저임금법 등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 상여금 쪼개기를 제시하면서 또 다시 기본급을 동결하려고 한다"며 "르노자본에 8500억원이라는 돈을 가져다 줬지만 지난 몇 년간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르노자본 박살내자'라는 구호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노조 측에 따르면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은 400여명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 노조는 오는 13일 다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일정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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