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말레이 장관 동성 섹스 비디오' 신원 확인 불가" 결론
입력 2020-01-10 11:50  | 수정 2020-01-17 12:05
작년 6월 말레이시아 정계를 뒤흔든 현직 장관 추정 '동성 섹스 비디오'와 관련해 검찰이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는 처벌 대상입니다.


토미 토마스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현지시간으로 어제(9일) "해당 동영상을 미국 전문가에 맡겨 분석했으나 해상도가 낮고, 프레임이 부족해 남성 두 명 다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경찰도 사설 업체에 의뢰했으나 신원 판독이 불가능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동영상이 실제 촬영된 것은 맞지만, 수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아무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작년 6월 11일 모바일 메신저인 '왓츠앱'을 통해 남성 두 명이 침대에서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과 사진 여러 장이 유포됐습니다.

동영상 주인공 중 한 명은 유력 정치인 56살 아즈민 알리 말레이시아 경제부 장관으로 지목됐습니다. 얼굴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또 다른 주인공을 자처한 남성이 "아즈민 알리 장관이 맞고, 5월 11일 포포인츠 호텔에서 내 동의 없이 동영상이 촬영됐다"고 공개 주장하면서 의혹에 불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초동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영상 속 남성의 얼굴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한 정당 지도자가 영상 배포를 주도했다고 밝혀 '정치 공작 스캔들'로 번졌습니다.

경찰은 주도자가 누구인지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즈민 장관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로부터 총리직을 넘겨받기로 약속된 73살 안와르 이브라힘 인민정의당(PKR) 총재가 꼽혔습니다.

마하티르 총리가 안와르에게 총리직을 넘기겠다고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아즈민 장관을 후임으로 지목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하티르 총리로부터 총리직을 넘겨받을 유력 후보 두 명 다 '동성애 스캔들'에 얽혀있습니다.

아즈민 장관의 경우 검찰이 이날 신원 판독에 실패했다고 밝히면서도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고, 여전히 많은 대중이 그가 주인공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안와르 총재의 경우 한때 마하티르 총리의 오른팔이었으나 부패 혐의와 동성애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장기 복역했습니다.

그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마하티르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최근 안와르의 전 남성 보좌관이 성폭행 혐의로 안와르를 고소해 또다시 동성애 관련 스캔들에 휘말렸습니다. 안와르는 '최악의 정치공작'이라며 혐의를 즉각 부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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