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ES 2020] 태권V 조종 현실되나…동작 따르는 로봇 등판
입력 2020-01-10 07:11  | 수정 2020-01-10 07:23
로보틱스 그룹이 전시한 택타일 텔레로봇을 한 참가자가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 = 김승한 기자]

만화영화에서만 보던 인간 모션을 인식하는 로봇을 현실로 끄집어낼 수 있을까. 먼 미래의 얘기만은 아닌듯하다.
주인공 훈이 동작에 따라 악당과 싸우던 '태권V'나 영화 '리얼스틸'의 스파링 로봇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확인됐다.
물론 만화나 영화처럼 동작이 크거나 역동적이진 않지만 조종자의 움직임을 정확히 수행하고 섬세한 동작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로봇이 움직일 때마다 관람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8일(현지시간) CES 2020 개막 이틀째인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파크에서는 인간의 움직임을 인식해 그대로 따라하는 로봇이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섀도 로봇 컴퍼니(Shadow Robot Company)와 햅트엑스(HaptX), 텐저블 리서치(Tangible Research)는 '로보틱스 그룹'을 결성하고 '택타일 텔레로봇(Tactile Telerobot)'을 행사 기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사람 팔 2배의 크기의 로봇팔로 조종자가 특수 장갑을 끼고 팔을 움직이면 이를 그대로 재현한다. 이날 회사 관계자는 "텔레로봇에는 조종자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하는 '섀도 로봇 핸드 기술'이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훈이의 동작을 따라 움직이는 태권V(사진 위)와 영화 리얼스틸에서 휴잭맨 모션을 그대로 따르는 스파링 로봇. [사진출처 = 유튜브 캡처]
단순한 동작을 따르는데 그치지 않는다. 명명된 이름과 걸맞게 손가락 마디마디 섬세한 움직임을 보였다. 바둑돌만한 크기의 물체를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집어올리자 관람객들은 감탄하며 박수를 쏟아냈다.
부스를 방문한 한 체험자는 로봇팔을 이용해 링을 고리에 끼우는 시연을 했다. 링이 손에 미끄러져 놓칠 때도 있지만 조종사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미션을 완벽히 수행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로봇은 지난해 6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아마존 '리:마스(re:MARS)' 컨퍼런스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당시 베조스 CEO는 "촉각적 피드백은 엄청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날 현장에서 회사 관계자는 "우리 팀은 택타일 로봇의 기술을 통합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며 "이 로봇은 인간과 로봇이 촉각적 감각을 공유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텔레로봇은 핵, 에너지, 항공우주 등 위험한 임무로부터 인명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기술발전이 더 이뤄지면 인간이 목숨걸고 수행하는 위험한 직업을 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버지 로보틱스 그룹의 텔레로봇은 CES의 유레카파크에 전시돼 있다. 참석자들은 이 로봇을 보고 체험할 수 있으며 창업 기업 대표들도 직접 만날 수 있다.
한편 이날 유레카파크 현장 열기는 엄청났다. CES 주관사인 CTA 측은 "행사에 참여하는 스타트업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는 4400개 이상 기업 중 1200여개 업체 이상이 스타트업으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CES 유레카파크 입구 전경. [사진 = 김승한 기자]
[라스베이거스 =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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