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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도쿄 올림픽, 국가 연주중 무릎 꿇기 NO"
입력 2020-01-10 01:42 
미국 펜싱 선수 임보든은 지난해 팬-아메리칸게임에서 국가 연주 도중 무릎을 꿇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세리머니를 금할 계획이다.
IOC는 10일(한국시간) 발표한 '룰 50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인 선전 행위는 어떤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 기타 지역에서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인이나 암밴드 등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내는 행위' '무릎 꿇기나 손동작 같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제스처' '시상식 의전을 거부하는 행위' 등을 이같은 행위로 규정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는 필드 위, 올림픽 빌리지, 메달 시상식, 개폐회식 등 공식 행사 등에서 이같은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올림픽 시설 바깥에서는 개최지 사법 당국이 지정한 법을 따라야 한다.
대신 공식 기자회견이나 믹스드존 인터뷰, 팀미팅 등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받지 않을 예정이다.
IOC는 "올림픽에서 초점은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스포츠와 국제 사회의 단합과 협력의 증진에 맞춰져야 한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여러 다양한 관점과 삶의 방식, 가치를 갖고 있다. 올림픽은 전세계에서 모인 이들이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것을 미션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직 다양성을 존중할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이같은 규제를 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스포츠는 중립적이며, 정치, 종교나 어떤 영향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은 기본 원칙"임을 재차 강조했다.
올림픽에서는 그동안 몇 차례 참가 선수들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논란이 된 사례가 있었다. 1968년 멕시코 하계올림픽에서 미국 육상 선수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가 국가 연주 도중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주먹을 들어올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에서는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페이사 릴레사가 조국 에티오피아의 시위대를 지지하는 뜻으로 손목을 교차하는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로 출전한 박종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이긴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피켓을 들었다가 곤욕을 치렀다.
IOC는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선수의 소속 국가 올림픽 위원회와 국제 협회, IOC가 조사를 진행하며 경우에 따른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IOC가 엄포를 놨지만, 2020 올림픽에서도 이런 사례는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팬-아메리칸게임에서는 미국 펜싱 선수 레이스 임보든이 시상식 도중 무릎을 꿇었고, 투포환 선수 그웬 베리가 주먹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두 선수 모두 12개월 근신 처분을 받았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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