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설 기차표 예매경쟁에 `온라인 암표`까지
입력 2020-01-07 16:09  | 수정 2020-01-07 16:09
[사진 = 연합뉴스]

2020년 설 연휴 기차표 예매가 시작되면서 고향을 찾으려는 이들 사이에서 치열한 예매전쟁이 벌어졌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예매에 실패한 이들을 노린 암표상의 홍보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온라인과 지정된 역, 승차권 판매 대리점에서 설 연휴 열차표 예매를 진행했다. 이날은 경부·경전·동해선 등에서 설 연휴 기간에 운행하는 무궁화호 이상 모든 열차 승차권이 풀렸다. 코레일 홈페이지에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현장에서는 오전 8시부터 승차권 예매가 가능했다. 8일도 동일 시간에 호남·전라·중앙선 등의 승차권 예매가 진행된다.
설 연휴 동안 고향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한꺼번에 예매에 나서면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경쟁이 벌어졌다. 특히 온라인 예매에 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도 나타났다. 고향이 대구인 서 모씨(31)는 "예약 가능시간인 오전 7시가 될 때 접속을 시도하려니 예약 접속 대기 인원이 이미 3000명을 넘어가고 있었다"며 "접속을 했을 땐 원하는 시간대가 이미 매진돼 다른 표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명절마다 예매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오 모씨(29)는 처음부터 취소표를 노리는 전략도 세워둔다. 그는 "예매에 실패하면 친구까지 동원해 3초에 1번씩 어플리케이션을 새로고침해서 예매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8일 오후 3시 이후부터 판매되는 취소표 등 잔여석을 사는 것이 1인 귀성객 입장에선 더 낫다는 뜻이다.
가족과 함께 십수년간 귀성표를 구해온 주 모씨(49)의 표 구매수단은 어느새 암표구입으로 정착됐다. 주씨는 "사람이 적은 대리점에서 현장구매를 고정적으로 하는 암표상을 알고 있다"며 "표값을 얹어줘야 하긴 하지만 매년 미리 주문해놓으니 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암표에 대한 단속은 점차 강화되고 있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을 유혹하는 암표판매 글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발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판매자는 매진된 표라도 1장당 8500원의 웃돈을 주면 빠르게 표를 구해주겠다고 홍보하며 연락처를 적어놓았다. 판매자는 설 연휴 표도 동일한 추가금액을 지급한다면 신청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족 단위 귀성객들을 노린 듯 붙은 좌석일 때는 1장당 1만원의 웃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코레일 측은 암표판매가 불법이며 소비자도 피해를 볼 수 있어 암표거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암표판매는 현행 철도사업법에 따라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불법행위이며 촬영하거나 캡처한 승차권으로 열차를 이용하면 부정 승차에 해당해 최대 30배의 부가운임까지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