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주 산불에 '멸종 위기' 코알라 8천마리 죽었을 것"
입력 2020-01-07 14:57  | 수정 2020-01-14 15:05

5개월째 계속 되는 산불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코알라는 최근 수년새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에 감염되면서 개체수 감소가 우려됐는데, 호주 산불이란 대형 악재까지 맞았습니다.

호주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그제(5일) CNBC에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이 시작된 이후 코알라 약 8000마리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고, 정부 관리들은 약 30%의 코알라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예측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호주 코알라 재단의 테보라 타바트 회장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기능적 멸종 상태는 어떤 종의 개체 수가 너무 줄어 더 이상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장기적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뜻입니다. 국제환경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코알라를 멸종위기종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포유류, 새, 파충류 약 4억8000만마리 또는 그 이상이 죽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코알라는 8000마리 이상이 죽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움직임이 느린 코알라의 특징 때문입니다.

생태학자들은 코알라 움직임이 느려 불길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이 시작된 이후 피해가 컸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코알라 보호단체의 수 애시턴은 "코알라들은 나무 위에서 그대로 불에 탔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도 산불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불의 확산을 피해 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서 "특히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보다 불에 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퀸즈랜드대 크리스틴 아담스-호킹 박사도 내셔널지오그래피와의 인터뷰에서 "새는 날 수 있고, 캥거루는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코알라는 너무 느리다"고 했습니다.

호주 산불은 지난해 1965년 이후 최소 강수량을 기록하는 최악의 장기 가뭄이 이어지고 35도에 이르는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까지 겹쳐 더욱 악화됐습니다.

아울러 여름을 맞아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맞물려 시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수천명의 소방대원들을 돕기 위해 최대 3000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지만, `화염 토네이도`(firenado) 현상 등으로 인해 진화가 쉽지 않습니다. 화염 토네이도는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와 불이 만날 때 만들어지는 일종의 바람 소용돌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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