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눈물...반정부 시위 단숨에 잠재워
입력 2020-01-07 11:54 
가셈 솔레이마니의 영구 앞에서 오열하고 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눈물이 이란 국민을 단합시켰다. 지난해 격렬한 반정부 시위 국면을 단번에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이란에는 국민이 뽑는 대통령이 있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다. 그는 권력의 정점일 뿐 아니라 신정일치의 이란에서 종교적으로도 신의 대리인을 맡고 있다. 이란의 공식 국호는 '이란이슬람공화국'이다. 종교를 앞세운 국호에서 알 수 있듯이 최고지도자가 주권을 대표하게 된다.
이슬람공화국 체제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수립됐다. 당시 여러 이념을 가진 정치 세력이 경쟁했으나 '이슬람 법학자 통치(신정일치)'를 주창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초대 최고지도자)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법적·종교적 위상은 그해 12월 국민투표에서 99.3%의 지지를 받은 혁명 헌법에서 잘 나타난다. 이란이슬람공화국 수립 이래 종신직인 최고지도자는 아야톨라 호메이니(1989년 사망)와 하메네이뿐이다.
이란 국민은 대통령과 의회 의원을 직접 선거로 뽑지만 최고지도자의 임면권은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 성직자 헌법기관인 '국가지도자운영회의(Assembly of Experts)'가 갖는다. 이들은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위원 86명(임기 8년)으로 구성되며, 최고지도자 사망 등 유고시 최고지도자 선임권과 함께 해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은 삼권이 분립됐으나 최고지도자가 모두 이들을 총괄한다. 최고지도자는 이란의 대내 정책의 최종 결정·집행 감독권, 각종 선거 승인권뿐 아니라 사법부 수장, 국영 매체 경영진, 대통령·내각의 임면권, 사면권 등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군 통수권자로서 정규군과 더불어 혁명 이후 신설된 최정예부대인 이란혁명수비대까지 거느리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란혁명 이후 체제 수호를 위해 창설한 최정예 부대로, 정규군과 함께 양대 군사조직을 형성하고 있다. 정규군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의 군사조직을 계승한 것이라면 혁명수비대는 당시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이슬람최고혁명위원회가 새로 창설한 정예군이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국가 원수이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최고지도자에 미치지 못한다. 최고지도자가 대통령 인준·해임권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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