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긴장 고조되는 이란사태에 미군 주도 IS 격퇴전 중단
입력 2020-01-07 11:33  | 수정 2020-01-14 12:05

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운이 감돌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 주도로 이뤄져 온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이 결국 멈춰 섰습니다.

미국은 이라크군과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지난 몇 주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으로 어제(5일) 보도했습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IS 격퇴 작전 중단을 발표한 성명에서 "IS 격퇴를 돕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온 우리를 환영해준 이라크 정부와 이라크 국민의 동반자로서 결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인도양 일대를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그러면서 "IS의 패배를 확신시켜주는 공동의 목표에 전적인 관심과 노력을 되돌릴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수천 명은 IS의 잔재를 소탕하는 임무를 뒤로 미뤄두고,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 이란의 공격 대비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반테러 연구기관인 수판센터의 콜린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중동지역에서 미군의 작전이 IS 격퇴라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에서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확실한 형태가 없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전으로 태세가 변경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수년간 이라크와 시리아의 지상과 공중에서 펼쳐온 IS 격퇴전을 보류한 이유는 미국을 향해 연일 "복수하겠다"고 외쳐대는 이란에 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란은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무인기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목숨을 잃자 미국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를 갈아왔습니다.

NYT와 WSJ는 미국이 이란의 공격에 대비하는 데에만 병력을 집중한다면, 수면 아래에서 부활을 준비하는 IS에 숨통을 틔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 선임연구원은 테러작전을 수행하던 미군의 철수 움직임을 언급하며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으로 IS 격퇴전이 현저하게 약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솔레마이니 제거작전은 이라크의 승인 없이 이라크 영토 안에서 이뤄진 데다 이번 공격으로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도 함께 숨지자 이라크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의회는 이라크 어제(5일) 미군 등 외국 군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도록 정북 노력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오늘(6일)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를 만나 미군의 철수를 촉구했습니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약 5천200명이 12개 군기지에 분산해 주둔하며 IS 잔당을 격퇴하고 이라크군을 훈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다면 IS 격퇴전이 사실상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오늘(6일)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며 "이라크에서 떠날 계획이나 떠날 준비를 하는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테러대응을 담당했던 조슈아 겔처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만들어내는 위협에 대처하려고 현존하는 위협을 해소하는 작전을 중단했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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