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금 사라지는 스웨덴…지폐 바뀐것조차 몰라
입력 2019-12-23 18:02  | 수정 2019-12-23 22:31
◆ 2020신년기획 / 지구촌 제로금리 공습② ◆
"상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한 적이 5년은 넘은 것 같네요. 현금을 하도 안 쓰다 보니 새로 바뀐 화폐를 구분하지도 못하겠네요."
지난달 스웨덴에서 만난 요엘 망누손 씨(29)는 2015~2016년 정부가 발행한 새로운 크로나 지폐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상점에서 신용카드나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해 결제하고, 교회 헌금이나 대중교통 요금도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무역협회(Svensk Handel)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20% 넘는 가게가 아예 현금을 받지 않았다.
1661년 유럽 최초로 지폐를 발행한 스웨덴은 2023년 현금 없는 사회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웨덴 은행 점포 중 70%가량은 이미 현금을 수납하지 않는다. 스웨덴 상점 상당수도 '현금 없는 가게'라는 알림을 내걸고 있다. 스웨덴은 상점 주인이 손님이 주는 현금을 거절할 수 있도록 법까지 바꿨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은행(RiksBank)이 조사한 결과 가장 최근 결제를 했을 때 현금을 사용했다고 응답한 사람 비율이 2010년 39%에서 지난해 13%로 급감했다. 특히 제로 금리가 '캐시리스(cashless)'를 가속화하고 있다. 제로 금리로 인해 대거 풀린 현금에 대한 거래·보관 비용을 낮추고, 현금이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하려면 캐시리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금 사용 비중이 절대적인 일본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현금 없는 사회' 캠페인에 나섰다. 정부 차원에서 현금 이외 결제수단으로 돈을 낼 때 5%까지 환급해주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20% 수준인 비현금 결제 비중을 2025년에는 4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국과 중국에 비해 디지털 금융산업이 뒤처졌다는 인식 때문에 '캐시리스'를 장려하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 이승훈 차장(샌프란시스코·LA) / 김강래 기자(도쿄) / 정주원 기자(런던·암스테르담·바우트쇼텐) / 이새하 기자(스톡홀름·코펜하겐·헬싱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