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이 유골과 함께 묻은 맥도날드 장난감...친절히 보살펴준 매니저님께 감사해요"
입력 2019-12-18 12:50  | 수정 2019-12-18 15:43

소아마비를 앓던 5살 어린이와 그의 가족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 청년 레스토랑 직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맥도날드 제주 노형점의 이성민 매니저(19)다.
이 매니저와 어린이의 첫 만남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 가족은 당시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이의 부모는 "소아마비를 앓던 아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가족여행을 떠나던 차에 방문한 곳이 맥도날드 제주탑동점이었다"고 회고했다.
제주에서 이들 가족은 점심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맥도날드 제주탑동점에 들렀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던 이 매니저는 부모로부터 아들의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듣고 딱딱한 의자가 아닌 폭신한 소파좌석으로 안내했다. 또 부모가 아들을 돌보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로 직접 가져다줬다.
아이의 부모는 "아들이 먹어보지 않은 버거에 대해 질문을 던졌는데 이 매니저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설명해줬다"며 "소아마비로 행동이 어눌한 우리 아이가 따뜻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걸 이 매니저의 말과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어려 부모 중 어느 한쪽도 자리를 쉽게 뜰 수 없다는 걸 아셨는지 휴지와 케첩 등도 일일이 챙겨주셨다"고 덧붙였다.

이 매니저의 배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휴대폰을 보겠다며 떼를 쓰는 아들을 달래느라 부모가 밥을 제대로 못 먹자 색연필과 종이를 가져와 어린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레스토랑 직원이 색칠공부로 어린이와 놀아주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 아이의 부모는 "소아마비가 있는 아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던 여느 식당들과 달랐다"며 "비싼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받아본 적 없는 서비스를 맥도날드에서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후 나갈 때쯤 어린이는 이 매니저에게 "다음에 또 봐, 형"이라고 인사했다. 이에 부모가 어른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타이르자 이 매니저는 "괜찮다"며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아이의 부모는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훌륭해 아직 학생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웬만한 어른보다 훨씬 뛰어난 성품을 갖추고 있어 놀랍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 가족은 제주를 떠나 해외 이곳 저곳을 누비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이 흘렀지만 어린이는 제주 바다에서 들른 맥도날드에서 만난 형 얘기를 반복해서 꺼냈다. 형에게서 받은 장난감과 같이 그린 그림도 항상 갖고 다녔다. 부모는 "얼마 전 아들이 세상을 떠났는데 소중히 간직하던 맥도날드 장난감과 그림을 유골과 함께 보관했다"며 "아이의 인생에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준 이 매니저가 맥도날드와 함께 무궁무진한 미래를 그려가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은 부모가 맥도날드 고객센터로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해오면서 알려졌다.
2017년 맥도날드에 첫 발을 내딘 이 매니저는 최근 레스토랑 관리직 공채에 합격했다.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그가 정규직원으로 승진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인 이 매니저는 늘 밝은 웃음과 진심 가득한 배려로 고객뿐 아니라 주변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는 평을 받아왔다. 맥도날드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 매니저를 향한 고객의 칭찬글이 여러 건 접수됐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고객에게 최상의 '필 굿 모먼트(Feel Good Moment)'를 선사한 이 매니저를 직접 찾아가 감사와 격려를 전했다. 조 사장은 "이 매니저와 같이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직원들이 맥도날드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훌륭한 직원들 덕분에 맥도날드가 전 세계에서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전국 맥도날드 직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고객 한 분 한 분께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맥도날드를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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