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하원, 내일 트럼프 탄핵안 표결 앞두고 여야 치열한 신경전
입력 2019-12-18 10:36  | 수정 2019-12-25 11:05

미국 하원이 현지시간으로 내일(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표결 일정을 하루 앞둔 오늘(17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충돌했습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일 하원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2개 탄핵 소추안을 승인하는 투표를 함으로써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엄숙한 권한 중 하나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국내외 모든 적으로부터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맹세를 존중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모든 하원 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오후 7시30분 현재 2개의 탄핵 소추안 중 최소한 하나라도 찬성하는 하원 의원이 218명, 반대는 19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15명은 아직 결정을 못했지만, 공석 4명을 제외한 재적 431명 중 의결 정족수인 216명을 이미 넘어선 상태인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쿠데타 기도'로 몰아세우며 미국 국민이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의 왜곡과 권한 남용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는 처음부터 완전한 엉터리였다"고 한 뒤 '탄핵에 대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부드럽게 표현해서 '0'만큼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편지 전체를 보진 못했지만, 핵심은 봤다. 정말로 역겹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공식 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한 치도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였습니다.

하원 운영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범죄와 비행에 대한 탄핵'을 안건으로 올려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운영위 회의에는 운영위 소속 의원은 물론 탄핵소추안 작성을 담당한 법사위의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의원과 더그 콜린스 공화당 의원도 참석해 설전을 벌였습니다.

라스킨 의원은 "대통령의 계속된 행동은 미국 민주주의에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며 "우리는 이런 위법행위가 지나가도록 허용할 수 없다. 이는 우리 헌법과 외교정책, 국가안보,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콜린스 의원은 민주당이 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어 탄핵을 추진한다며 불공정한 당파적 노력이라고 비판한 뒤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탄핵소추안 통과시 탄핵 심판의 바통을 이어받는 상원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탄핵 심판 절차와 관련해 제안한 내용에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장외 신경전에 가세했습니다.

과반 찬성이 필요한 하원과 달리 상원은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탄핵안이 통과됩니다.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으로 공화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에서도 일부 반란표 가능성이 있지만 부결 전망이 일반적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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