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스티븐 비건, 끝내 '북' 접촉 못하고 일본 출국
입력 2019-12-17 17:33  | 수정 2019-12-24 18:05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오늘(17일) 오후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전날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 뒤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면서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했지만, 답을 받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오후 3시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김포공항에 나타난 비건 대표는 '북한으로부터 받은 메시지가 있느냐' '북한에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느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귀빈실로 향했습니다.

1시간 뒤 귀빈실에서 혼자 나와 출국장으로 향할 때도 비건 대표는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를 만나고 관계기관을 방문했으며,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와 오찬 회동을 한 모습이 일본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해슈테트 특사는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중재 역할을 했으며, 수시로 북한을 방문해 외교 당국자들과도 회동하고 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출국 직전 연세대에서 비공개 특강을 했으며, 특강을 마친 뒤 공항으로 향하는 차량에는 이 본부장이 동승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 제출을 두고 한미가 긴밀히 협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방문 기간 판문점 등에서의 북미 접촉을 통해 북한의 도발 조짐으로 불안해지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반전시킬 카드로 주목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비건 대표가 일본에 머무르는 모레(19일)까지도 북미 접촉이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계속하기보다는 대립을 택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비건 대표는 그제(15일) 입국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또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고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예방했으며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과 만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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