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천·광명·수원까지…9억 이상 집거래 늘어
입력 2019-12-11 17:25  | 수정 2019-12-11 17:28
서울에서 시작된 아파트 값 상승 불길이 서울 외곽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강남권과 인접한 경기도 과천 아파트는 전체 거래 중 대부분이 9억원 이상이며 20억원 육박하는 아파트도 쏟아지고 있다. 수원 영통, 광명, 동탄, 화성, 미사, 부천에서도 '10억 클럽' 아파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거래가 9억원(1가구 1주택)은 양도소득세 부과 여부가 결정되는 '고가 주택' 기준이다. 서울 아파트 중간 값인 중위 가격이 최근 9억원에 육박한 가운데 경기도에서도 9억원 이상인 아파트가 쑥쑥 늘어나는 모습이다. 공급 축소로 서울 아파트 값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서도 '갭 메우기' 현상으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기도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는 786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9억원 이상 실거래는 1월만 해도 54건이었다. 2월 44건, 3월 76건 등 1분기에는 매월 100건도 안 됐다. 그러다가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늘기 시작해 7월 544건, 10월 786건으로 급증했다. 11일 기준 신고된 11월 9억원 이상 거래 건수는 319건이다. 그러나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매매 거래는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어 11~12월 국토부 통계는 실제 거래량이 다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 수원 영통, 하남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98㎡는 지난 11월 27일 종전 최고가인 16억8000만원보다 1억원 오른 가격(17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성남 분당 일대 중대형 아파트도 하반기부터 매매가 20억원을 넘긴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봇들마을8단지 전용 118㎡(13층)는 지난달 초 20억3000만원에 팔리며 처음 20억원대에 올라섰다. 백현마을9단지 전용 101㎡는 11월 15일 종전 최고가보다 1억원가량 오른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과천도 연일 신고가를 쏟아내고 있다. 과천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11월 18일 14억6000만원으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과천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대부분 9억원 이상이다. 지난 9월에 거래된 과천 아파트 62건 중 9억원 이상은 61건이었으며, 10월에는 66건 가운데 2건만 빼고 전부 9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많지 않았던 하남, 광명, 동탄에서도 '10억 클럽'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하남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는 지난달 13일 9억9500만원에서 10억2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화성 동탄역 시범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3 전용 99㎡는 최근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됐다.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과천, 수원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월간 주택 매매 변동률이 서울 상승세를 뛰어넘는다. 지난 6월 대비 11월 월간 매매 변동률은 서울 평균이 1.81%인데 과천은 2.53%, 성남 분당은 2.07%, 수원 영통은 1.81%를 기록했다. 4억~6억원짜리 아파트도 거래되고 있지만 9억원 이상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매매 변동률이 크게 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초저금리에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최근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비교적 덜 상승한 수도권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갭 메우기 현상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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