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민들 '부평미군기지 반환'에 기대감…평화박물관 조성 계획
입력 2019-12-11 17:04  | 수정 2019-12-18 17:05

인천 도심에 위치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반환 결정에 대해 인천시와 주민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활용 방안을 놓고 기대감을 피력했습니다.

학자나 전문가들은 캠프마켓 안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적 현장인 '일본육군 조병창'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조병창 유적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인천 부평 지역 주민들은 오늘(11일) 도심 속에 미군기지가 있어 그동안 가까운 거리를 돌아서 가는 등 불편을 겪었다며 이번 캠프마켓 즉시 반환 합의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평구 산곡동에 거주하는 38세 이 모 씨는 "이번에 미군기지인 캠프마켓이 개방되면 교통이 한층 편리해지고 주변 개발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이날 정부가 국내 4개 미군기지를 즉시 반환받는다고 발표한 직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강점기에 이어 해방 이후 미군기지로 사용된 캠프마켓의 반환을 적극 환영했습니다.

박 시장은 "90여년간의 긴 장벽을 깨고 캠프마켓이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그동안 시민과 단절된 공간으로 있었던 만큼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먼저 듣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부는 이날 오후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고 장기간 반환이 미뤄져 온 캠프마켓 등 4개의 미군기지를 즉시 돌려받기로 합의했습니다.

캠프마켓은 2020년 8월까지 가동 예정인 제빵공장 부지를 제외하고는 즉시 반환됩니다.


특히 캠프마켓 내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흔적인 일본육군 조병창 유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병창에서 주한미군기지로 이어지는 캠프마켓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활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인천시 부평구도 캠프마켓 내 남아있는 조병창 유적 등을 바탕으로 평화박물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부평구는 미군기지가 한국 대중음악의 발상지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한국대중음악자료원을 캠프마켓 내에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일본육군 조병창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 온 전문가들은 조속히 이곳 유적과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 피해 사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육군 조병창 유적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국내 강제동원의 대표적 시설이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인 조사나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조병창 유적이 미군기지 내부에 있어 출입이 제한된 데다 국내 강제동원에 대한 관심이 국외 강제동원에 비해 적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취재팀이 옛 사진을 토대로 조병창 현장을 확인한 결과, 1939년 조성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유적 건물이 20동 이상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이들 건물이 일제강점기 당시 정확하게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캠프마켓 내 유적 건물 20여개 동 가운데 3개 동이 조병창 공장으로 사용한 건물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 상황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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