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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하위문화 아냐”...방탄소년단 팬덤 ‘아미’, 주체적 ‘문화적 매개’ 변화[종합]
입력 2019-12-11 12:09  | 수정 2019-12-11 12:1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세미나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를 중심으로 다양한 팬덤의 활동 사례를 분석했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 그랜드볼룸에서는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BTS 너머의 케이팝: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 세미나가 열렸다. 행사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총 4개의 세션, 12개의 논문 발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은 ‘K-POP의 정경을 주제로 중국 시추안대 정아름 교수와 홍콩 침례대 루 티엔 박사과정, 캐나다 토론토대 미셸 조 교수가 방탄소년단이 폭발시킨 사회적 변화와 현상들을 짚었다.
첫 발표자로 단상에 오른 정아름 교수는 지금 시대의 팬의 활동은 1세대, 2세대 때 팬과는 전혀 다르다. 오늘 날의 팬덤의 활동은 굉장히 복잡하고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팬들은 소셜 미디어를 확인하고 계정을 팔로우하며 해시태그를 붙여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많은 아티스트들 역시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팬들이 아티스트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느낌을 주고, 환상을 갖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아름 교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라며 팬들은 24시간 내내 숨 쉬듯이 스트리밍을 한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특별한 취향이 없다면 톱100 차트를 듣는다. 이에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알리고, 그 아티스트가 다음 앨범을 낼 수 있는 비용을 만들기 위해 이러한 활동을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팬들은 매우 조직적인 네트워크다. 조직력과 기술력을 모두 동원해서 스트리밍을 비롯해 투표, 오피셜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악플 감시를 위한 자료 수집 등의 활동을 한다. 하지만 액티브한 소비자이자 프로슈머라고 생각하는 팬들 중 일부는 소속사나 아티스트에게 무리한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글로벌 팬덤이 확장하고 있는 지금, 팬덤의 활동이 어떻게 동원될 수 있는지 어떻게 건전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루 티엔은 팬들이 과거 방탄소년단이 방문했던 발자취를 따라가는 관광인 ‘방탄 투어를 예로 들어 팬들이 ‘문화적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 티엔은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멤버들이 방문했던 박물관 등 멤버들이 방문했던 장소를 찾는다”면서 대표적인 곳이 방탄소년단 ‘봄날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기차역이다. 팬들이 해당 장소가 경기 양주에 있는 임시역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소셜 미디어 등에 이를 공유하며 ‘방탄 투어에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들은 하위문화로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이런 지형을 확대한다. 의미와 상상력이 특정 장소에 투영되면서 K팝의 문화적, 경제적 경계가 확대되고 있고, 팬들은 문화적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K팝은 단순히 쇼 비지니스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미셸 조 교수는 안무 비디오, 리액션 비디오 등의 생산 활동을 통해 K팝 아이돌을 소비하는 팬들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미셸 조 교수는 자신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 자신의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을 보고 반응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을 통해 팬들이 대리만족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영상들을 통해 아이돌들에 대한 친밀감뿐만 아니라 팬들끼리의 친밀감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21세기 비틀즈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만들어낸 아이코닉한 문화 현상에 대해 다룬다. 방탄소년단 등장 후 K팝 관련 논의가 어떻게 발전, 확장하고 있는지 학계의 다층적인 관점에서 토의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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