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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해로운 ‘6 언더그라운드’
입력 2019-12-11 07:3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평화 유지 미션이라 우기지만, 내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뿐인 역대급 모순의 부대가 온다. ‘데드 풀로 쌓은 정도 떨어지게 만드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망작, ‘6 언더그라운드다.
넷플릭스 액션 블록버스터인 영화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과거의 모든 기록을 지운 여섯 명의 정예 요원, 스스로 ‘고스트가 된 그들이 펼치는 지상 최대의 작전을 담는다.
‘나쁜 녀석들 ‘트랜스포머 등을 연출한 액션 마스터 마이클 베이 감독과 ‘데드풀 시리즈로 세계적인 스타로 사랑 받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첫 만남으로 화제작으로 떠올랐지만 화려한 외피를 걷어내니 보기 불편하고 민망한 알맹이 뿐이다.
대자본과 액션 거장의 만남답게 화려한 카체이싱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재치 입담으로 오프닝은 압권이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일명 ‘고스트라 불리는 이들은 이미 세상과 단절된 채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까지 숫자로 서로를 부르며 어떤 개인 정보도 공유하지 않는다. 정치적‧경제적 그 외 이유로 처단하지 못하는 악인들을 처단하기 위함이다. 룰을 정하고, 멤버를 모으고, 처단 대상을 정해 계획을 세우는 것도 오로지 원(라이언 레이놀즈)의 권한이다. 이 가운데 드라이버인 식스가 사고로 죽으면서 새로운 멤버 세븐이 합류, 이들은 원이 지목한 냉혈한 독재자 처단에 나선다.
영화는 이 어설픈 히어로물의 뼈대 위에 각종 폭력을 입히고 현란한 액션으로 과대 포장한다. 원의 민망한 자아도취 세계관 안에 난대 없는 선정적인 장면들과 잔혹한 장면들이 연속 적으로 펼쳐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 폭력성은 극에 달아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나쁜 놈을 소탕한다는 명분 아래 빠진 눈알부터 잔혹한 칼부림, 입안에 수류탄을 넣어 터트리기, 목이 떨어져 나간 시체 등 전쟁보다 참혹한 참상들이 초호화 요트 안에서 펼쳐지니 불편함은 극에 달하고 악을 처단해도 전혀 통쾌하지 않다. 그 안에 요원들의 말장난과 노출한 여성들의 현란한 몸짓이 수시로 등장하니 사이코패스 부대의 살생 게임을 보는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돈 많고 잘 생긴 신사의 추악한 내면을 감상하는 느낌이랄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일지라도 주제와 따로 노는 명분 없는 폭력성과 오락성이 분노를 극대화시킨다. 영화는 대자본의 유혹 아래 마음껏 메가폰을 휘두르는 거장의 일탈과 그 안에서 과감히 희생된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 투혼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청소년관람불가. 12월 13일 개봉. 러닝타임 127분.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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