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보사, 車보험료 5% 안팎 올린다
입력 2019-12-08 14:00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보험료 인상에 나섰다. 인상요율은 5%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사가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대형사는 4∼5% 인상안을, 중소형사는 5∼6% 인상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위해 사전에 보험개발원을 통해 인상 수준에 대한 적정성을 검증받는다. 보험개발원은 사고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인상 요인을 분석해 보험료율 검증 결과를 2주 이내에 보험사에 전달한다. 검증 결과는 인상안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할 뿐 몇 % 인상이 적당하다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제일 먼저 요율 검증을 신청한 KB손보는 이번 주에 인상안의 적정 여부를 통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이후 2~3주간 내부 준비작업을 거쳐 인상요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내달 초·중순에 자동차보험이 만기가 되는 사람부터 오른 보험료를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보험료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손해율을 들고 있다. 주요 보험사의 손해율은 지난달 이미 90%를 넘어섰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대형사도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실제 지급된 보험금 비중을 나타낸다. 보험 관련 사업비를 감안할 때 보험사가 생각하는 적정 손해율은 80% 수준이다. 손해율이 이보다 높다는 것은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보험사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올해 10월까지 누계 영업적자가 1조4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연간으로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는 이런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한방진료 급증과 정비요금 등 원가 상승을 꼽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한방 경상환자가 전년 동기보다 26.1% 증가했고, 인당 한방 치료비도 7.9% 올랐다. 인당 양방 치료비가 0.5%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자동차 정비 공임 상승으로 자동차 1대당 공임·도장료가 올해 1∼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5% 오른 것도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적된다.
업계가 자동차보험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감독당국은 인상여부에 신중한 자세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보험료가 높다고 해서 가입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험료 인상이 서민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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