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결국 분당 수순…실패로 끝난 대안정당 실험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오늘(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변화와 혁신'(가칭)의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합니다.

극심한 내홍으로 파열음을 내온 바른미래당이 마침내 분당 수순에 접어드는 것입니다.

그동안 신당기획단을 가동해 창당을 준비해온 변혁은 이날 발기인 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을 선출합니다. 변혁은 연내 '개혁적 중도보수'를 기치로 한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1월 18일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과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의원이 '통합'을 공식 선언하면서 그 출발을 알렸습니다.

공동 창업주인 두 사람은 당시 통합선언에서 "패거리·계파·사당화 등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한국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되겠다"며 낡은 정치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정치권은 '대안 정당의 실험'이라는 평가로 바른미래당의 출범에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구심력이 급속도로 약화했습니다.

특히 지난 4·13 재보궐 선거 참패 직후 손학규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본격화됐습니다. 같은 달 선거제 개혁안 및 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갈등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틈을 더욱 벌려놓았습니다.


당 내분 수습을 위해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열흘 만에 좌초했습니다. 혁신위가 당권파와 비당권파 대결의 장이 되면서 갈등 해소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손 대표를 겨냥한 비당권파의 거친 공격이 이어졌고, 당권파는 이들에 대한 징계로 맞섰습니다.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의 '보이콧'으로 주요 의결기구인 당 최고위원회의는 무력화됐습니다.

결국 비당권파인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 15명은 지난 9월 말 변혁을 만들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섰고, 탈당과 신당 창당을 예고했습니다.


변혁의 이날 발기인 대회로 바른미래당은 '한 지붕 두가족' 생활을 청산하고 결별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출범 당시 내세웠던 거대 양당을 대체하는 '제3지대', '대안 정당'의 실패를 알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변혁은 탈당과 본격적인 창당 수순을 밟습니다.

변혁 소속 의원 15명이 모두 탈당하며 현재 28석인 바른미래당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에 미달하게 됩니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의 캐스팅보트 역할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당장 제1야당으로서 보수통합을 추진 중인 자유한국당은 주요 통합 대상으로 변혁을 꼽고 있습니다.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변혁 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한목소리를 낼지도 주목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