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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외인 10명 재취업?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 확률
입력 2019-11-30 11:19 
헨리 소사는 2012년부터 KBO리그에서 8시즌을 뛰었다. 통산 77승의 외국인 투수는 한 번 더 재취업에 성공할까.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외국인 선수 10명이 방출됐다. 내년에도 ‘한국 생활이 가능할까. 능력 있는 선수들이나 냉혹한 현실이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정도로 낮은 확률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개 구단의 2020년도 보류선수 명단을 30일 발표했다. 총 528명이 보류선수로 공시됐다. 그리고 71명이 제외됐다. 8명 중 1명은 방출이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는 10명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3명 중 1명꼴이다. 그나마 너도나도 물갈이했던 1년 전(15명)보다 변화의 폭이 작다.
방출된 선수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모든 팀과 계약할 수 있다. 이적료 같은 걸림돌도 없다. 지명 순서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해야 했던 2차 드래프트와 다르다.
외국인 선수는 눈길을 한 번 끌만 하다.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감만 안겼던 선수도 있으나 출중한 실력을 뽐낸 선수도 있다. KBO리그 적응도 마쳤다는 장점이 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계약하며 한 자리를 빼야 했던 kt는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알칸타라, 그리고 새로운 후보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 172⅔이닝 100탈삼진을 기록했다. 방출된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기복이 있고 평균자책점이 4점대였으나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두산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탠 세스 후랭코프도 시장에 나왔다. 후랭코프는 2018년 다승왕이다. 올해 어깨 통증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렸으나 8월 이후 5승 2패 평균자책점 2.44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다만 후랭코프의 몸 상태가 문제 될 수 있다. 두산의 메디컬 테스트 후 재계약 제의를 거부했다. 건강은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다.
또한, 연봉 삭감도 감수해야 한다. 방출 후 재입단하는 외국인 선수는 신규 선수로 간주해 최대 총액 100만달러로 계약해야 한다. 후랭코프의 올해 몸값은 123만달러였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즌 중반부터 KBO리그에서 뛴 헨리 소사와 크리스천 프리드릭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소사는 16경기 9승 3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 체력이 떨어지면서 주춤했으나 체계적인 관리로 풀시즌을 준비한다면 반등할 여지가 있다.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바지한 프리드릭도 12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2.75로 합격점을 받았다. 두 번의 완투와 한 번의 완봉승도 기록했다.
다만 현실은 달콤하지 않다. 외국인 선수의 재취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방출 후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3명이다. 그중 에릭 해커(2017년 NC→2018년 넥센)와 소사(2018년 LG→2019년 SK)는 시즌 중반 대체 자원으로 뽑힌 경우다.
더스틴 니퍼트(2017년 두산→2018년 kt)만 이듬해 1월 계약하며 풀시즌을 소화했다. 그렇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두산이 니퍼트를 보류선수로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연봉 삭감 폭 때문이다. 보류선수는 전년도 연봉의 75% 이상을 보전해야 한다. 니퍼트의 2017년 연봉은 210만달러였다. 그러나 두산은 시장에 나온 조쉬 린드블럼과 계약했다.
kt도 니퍼트가 1순위는 아니었다. 다른 후보들이 미국에 남거나 일본으로 가면서 촉박한 상황에 ‘구관 중 가장 나았던 니퍼트를 택했다. 그리고 니퍼트는 1년만 더 뛰고 현역 은퇴했다.
외국인 선수의 재취업에는 기다림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누가 얼마나 기다리다가 재취업에 성공할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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