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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2017년 스카웃에게 "카메라 이용해 사인 훔쳐라" 지시했다
입력 2019-11-17 11:06 
휴스턴 애스트로스 프런트가 스카웃에게 사인 훔치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댈러스) 김재호 특파원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지난 2017년 조직적으로 상대 팀의 사인을 훔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같은 시기 구단 차원에서 스카웃들을 동원해 사인을 훔치려고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디 어슬레틱'은 17일(한국시간) 당시 구단 프런트 임원이 스카웃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들이 공개한 편지에는 "우리는 더그아웃에서 나오는 상대 사인을 알아내려고 한다. 얼마나 볼 수 있는지, 어떻게 기록을 할 수 있는지, 카메라나 쌍안경이 필요한지 등이다. 경기장에 가면, 가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없는지를 보고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스카웃들이 관중석에서 육안이나 망원경을 이용해 사인을 훔치는 것 자체는 선수단에 바로 전달되지 않는 이상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 실제로 구단 프런트가 스카웃에게 상대 사인을 관찰하라고 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은 아니라고.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2017년 휴스턴이 외야에 설치된 카메라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상대 사인을 훔친 것이 알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현재 이와 관련된 조사를 시작한 상태다.
애스트로스의 이같은 시도에 프런트가 연관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매체는 "이 이메일은 최소한 사인 훔치기가 진행중이던 2017년 프런트 오피스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애스트로스에 속한 여러 스카웃들은 구단으로부터 카메라를 이용해 사인을 훔칠 것을 지시받을까봐 걱정해야했으며 일부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스카웃은 "우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전자 장비를 이용해 속임수를 쓸 것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스카웃들이 상대 사인을 분석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카메라 등 전자 장비까지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면 명백한 규정 위반이 된다. 이 매체와 인터뷰에 응한 스카웃들은 애스트로스 구단이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시도에 프런트가 연관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2017년 애플 워치를 이용해 훔친 사인을 전달하다 적발된 보스턴 레드삭스는 "구단주나 프런트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들에게 벌금 징계만 내렸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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