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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 등장’ 욱일기, 국제사회 조롱하는 日 그릇된 인식 [프리미어12]
입력 2019-11-17 10:59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일본 관중이 16일 도쿄돔에서 한일전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물론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화합과 평화의 마당이 될 스포츠 현장에 전쟁을 일으킨 주범들의 깃발이 나부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 4차전에서 8-10 패했다. 이날 패배로 슈퍼라운드 전적 3승2패를 기록한 한국은 일본(4승1패)에 이어 2위로 결승에 진출을 확정지었다. 물론 이날 경기와는 상관없이 결승 대진은 확정된 상황이었다.
앞서 15일에 열린 멕시코전에서 한국이 승리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16일 슈퍼라운드 일본전은 17일 총력전으로 치러질 결승전을 앞두고 가진 탐색전 성격이 짙었다. 그래도 야구 국제대회 최고 흥행카드인 한일전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도쿄돔은 4만4224명으로 대회 첫 매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전범기로 알려진 욱일기는 물론 그 디자인의 모자와 의상을 입은 관중들이 포착된 것이다.
태양이 뻗어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다. 역시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독일은 하켄크로이츠 등 나치 상징물을 사용할 경우, 3년 이하 벌금형에 처하지만, 일본은 오히려 권장하는 인상이다. 일본 외무성은 공식 홈페이지에 욱일기는 전통적인 문화일 뿐 전쟁 범죄 상징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영문 홍보물까지 올릴 정도다. 반성하지 않는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 일본의 그릇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를 확인한 뒤 즉각 WBSC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욱일기 반입을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만 돌아왔다.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문제가 발생하면 사안별 판단할 것”이라는 소극적 입장을 밝힌 것이 빌미가 됐다. IOC 가입단체인 WBSC는 IOC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 WBSC는 IOC에서도 이는 금지하지 않은 사항이라 제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전범기인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그러나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한다는 입장인 IOC가 명백히 일본에 대해서는 관대한 잣대를 적용한 것이다. 과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동메달결정전으로 치러진 한일전에서 승리 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피켓을 들었던 박종우는 일본 측의 문제 제기로 메달이 박탈될 뻔 했다.
일제 강점기라는 아픔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전범기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스포츠는 평화와 화합의 가치가 최우선인 기제다. 이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특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상대인 한국을 얕잡아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WBSC 측에서는 NPB와 방송사 측에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영상이 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를 요청하겠다”라는 답변을 했지만, 17일 결승전에서도 욱일기가 노출이 안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제 사회를 조롱하는 일본의 삐뚤어진 인식이 투영된 욱일기 논란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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