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삼촌 안 풀어주면 신발 던질 거야"
입력 2008-12-16 10:23  | 수정 2008-12-16 13:24
【 앵커멘트 】
부시 대통령에게 신발을 집어던졌던 이라크의 한 방송사 기자는 현재 이라크 당국에 억류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기자의 조카가 삼촌을 안 풀어주면 신발을 던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그를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진일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지막 중동 순방에 나섰던 부시 대통령은 인사는커녕 신발 세례만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알-자이디 / 이라크 방송사 기자
- "잘 가라 나쁜 녀석아. 이건 이라크 전쟁으로 희생된 과부들과 고아들의 몫이다."

신발을 집어던진 기자는 현재 이라크 당국에 억류돼 배후가 있었는지, 약물 중독인지에 대해 조사받고 있습니다.

이라크를 비롯한 아랍권에서 알-자이디는 이미 영웅으로 떠올랐고, 그를 석방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알-자이디의 조카
- "삼촌을 풀어주지 않으면 이 신발을 던져버릴 거예요."

▶ 인터뷰 : 알-자이디의 여동생
- "오빠를 둘러싸고 심하게 때렸어요. 미국 측이 뭐라 하든 오빠는 영웅이에요."

미국 국기에 신발 한 짝이 걸려 있습니다.


중동에서 신발은 반미의 상징이 됐습니다.

대통령이 신발을 얻어맞을 뻔한 모욕을 당한 미국인들은 황당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도나타 조던 / 미국 메릴랜드주
- "처음엔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좀 지나고 보니 당혹스럽더군요. 그래도 아직 우리 대통령이잖아요."

▶ 인터뷰 : 로버트 칼브 / 미국 메릴랜드주
- "저는 좋게 봅니다. 이라크인들이 자유로운 의사 표시를 한 것 아닙니까. 예전보다 훨씬 나아진 거죠."

퇴임을 한 달여 남기고 중동에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던 부시 대통령.

비록 환영 대신 신발세례만 받았지만, 마지막까지 잊지 못할 인상을 남기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진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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