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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뽑지 마라” 김경문 감독이 밝힌 ‘박세혁 선발’ 비하인드스토리
입력 2019-10-02 11:59 
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9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렸다. 5회초 1사 2,3루에서 두산 윤명준이 포구 실수를 한 박세혁의 헬멧을 웃으며 살짝 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도곡) 안준철 기자
진짜로 전화했다. 지면 뽑지 마라고 했다.”
김경문호가 이제 닻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김경문 감독이 이끌 한국 야구대표팀이 확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게 될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28명을 발표했다.
투수가 13명, 포수가 2명, 1루수 1명, 2루수 2명, 3루수 3명, 유격수 1명, 외야수 6명으로 구성됐고, 전날(1일)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가 6명으로 가장 많다.
눈에 띄는 이는 포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세혁(29·두산)이다. 부동의 대표팀 안방마님은 양의지(32·NC)다. 박세혁은 백업포수 역할을 맡게 된다.
첫 태극마크다. 박세혁으로서는 연이틀 짜릿한 순간이다. 전날(1일) 박세혁은 두산의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었다. NC와의 시즌 최종전, 5-5로 맞선 9회말 1사 2루에 타석에 들어선 박세혁은 상대 마무리 원종현의 초구를 공략해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내며 3시간 46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두산은 88승 1무 55패를 기록하며 SK와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 7패로 우세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확정했다.

이날 6번 포수로 출전한 박세혁은 타석에서 끝내기 안타로 존재감을 확인했지만, 포수 마스크를 쓰고는 결정적인 순간 폭투를 범해 고개를 숙이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0-2로 뒤진 5회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폭투로 추가점을 내줄 뻔했고, 2-2로 맞선 8회는 폭투로 2-3으로 리드를 내주는 순산이 있었다. 5회 마운드에 있던 윤명준이 박세혁의 헬멧을 손으로 툭 치는 장면도 있었다. 고려대 동기라서 나온 장난이었지만, 정신차리라”는 의미가 강했다. 8회는 폭투에 의한 실점을 기점으로 3점을 내줬다. 두산이 곧바로 이어진 8회말 3점을 내줘 5-5 동점을 만들었기에 망정이지, 경기를 내줄 뻔한 장면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이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사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진갑용 코치에게 전화했다”며 ‘이 경기 지면 빼야 할거 같다고 말했다. 어제 같은 경기를 패하면 포수들은 데미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이 보기에 결정적인 순간 나온 폭투에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봤던 것이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박세혁을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웃은 이는 박세혁이었기 때문이다. 감 감독은 생각보다 그 친구(박세혁)의 기가 셌다. 마지막에 타점 올리면서 팀을 우승시키는 장면 보고 계속 가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끝내기 안타로 박세혁은 태극마크도 달 수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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