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모펀드 뜨자…돌아온 `철새 매니저`
입력 2019-09-11 15:59 
펀드매니저는 이직이 잦은 증권맨 사이에서도 '철새'로 불린다. 성과가 매일 수치화되는 '극한 환경' 탓에 이직도 수월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새도 정착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2008년 말 기준 2년11개월이던 펀드매니저 평균 근속기간이 2017년에는 5년8개월로 늘었다. 철새가 텃새가 됐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런 펀드매니저가 다시 철새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펀드매니저가 한 회사에서 근속하는 기간은 평균 4년3개월로 집계됐다. 그동안 길어지던 근속기간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펀드매니저 평균 근속기간은 2008년 2년11개월→2009년 3년4개월→2011년 4년→2014년 5년→2016년 5년8개월로 증가 추세였다.
이직이 다시 활발해진 이유는 사모펀드가 급성장하면서 스타 매니저를 확보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펀드로 대변되는 대체투자 시장이 커지면서 매니저들이 더 좋은 조건을 찾는 사례가 많아졌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전문 사모운용사가 커지면서 다시 펀드매니저 이직 붐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급증한 데다 운용사들도 검증된 매니저를 확보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의 잦은 이직에 운용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운용사에서는 펀드를 A부터 Z까지 책임지는 매니저 개인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니저를 보고 펀드에 가입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믿고 투자하겠냐'는 항의를 자주 받는다. 운용사들은 펀드 제안서에 담당 매니저의 학력·전공·경력을 상세히 적시할 정도로 매니저의 '맨파워'를 중요하게 내세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매니저 수도 이달 기준 691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9년 542명 대비 150명 가까이 증가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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