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선해지니…기운 내는 배당주펀드
입력 2019-09-06 17:34  | 수정 2019-09-06 19:41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가 오른다는 증권가의 '공식'이 다시 들어맞을 조짐이다. 지난달 증시 급락으로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던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며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로 배당수익률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진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지속되면서 12월 결산을 앞둔 고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271개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5일 기준 0.31%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주 자금 177억원이 순유입되며 감소하던 설정액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총 3500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된다.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아직 -3.79%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배당이 몰려 있는 12월을 앞두고 배당주가 주목받지만 이번에는 호재가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선 한국과 미국 등 선진국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면서 결산으로 3~5%를 지급하는 배당주의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 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배당으로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해졌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스몰 딜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주가 반등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에는 불충분하다"며 "주가 반등에 대한 확실한 재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보수적인 전략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배당주는 현재 국면에서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주가 하락 리스크를 완화해주고,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 또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주에 투자하기 위한 방법은 펀드와 개별 종목이 있다. 개별 종목은 잘 고르면 배당수익에 더해 주가 상승분까지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종목을 잘못 고르면 주가가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시간이 없고 종목 분석이 어려운 개인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것이 리스크와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배당주 펀드는 액티브와 인덱스로 나뉜다. 액티브 배당주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고배당주 여러 개를 선별해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상품이다. 펀드매니저 능력이 뛰어나면 다른 펀드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종목을 잘못 고르면 인덱스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
국내 투자 상품에서는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 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5.98%로 가장 높다. 이 펀드는 '가치투자 명가'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내놓은 상품이다.
외국은 국내보다 수익률이 높다. 미국, 중국 등 외국 증시가 국내와 달리 호황을 보였던 영향이다. 수익률 1위는 연초 이후 25%를 기록한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 펀드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려면 실적, 배당 지속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과거에 배당을 꾸준히 지급해왔더라도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금이 대폭 줄거나 아예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컨대 고배당주였던 에쓰오일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0.78%로 떨어지자 주가가 5개월 만에 4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배당수익률을 보고 투자할 때는 분기 배당을 지급하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분기별로 이미 배당을 지급한 종목은 연말에 큰 배당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는 대표적 고배당주는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4.65%였던 포스코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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