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박물관에 기증한 억대 도자기 2점 사라져…경찰 수사 난항
입력 2019-09-03 17:58  | 수정 2019-09-03 17:59
사라진 달항아리 백자와 천목면발 / 사진=신현철 명장 측 제공

"박물관에 기증한 백자 등 도자기 2점이 아예 입고조차 안 된 채 외부를 떠도는 것이 아닌지 답답합니다."

4년 전 왕실도자기 명장이 강원 양구 선사박물관에 기증한 억대로 추정되는 백자 등 도자기 2점이 감쪽같이 사라져 경찰이 보름 넘게 수사에 나섰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자 등 도자기 2점을 기증받았지만, 그 뒤로는 기억이 없어 모른다는 게 당시 박물관 측의 주장이어서 사건은 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오늘(3일) 양구경찰서 등에 따르면 왕실도자기 명장인 연파(蓮波) 신현철 선생 측으로부터 "4년 전 양구 선사박물관에 기증한 백자 등 도자기 2점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달 중순 수사에 나섰습니다.

신 명장은 2015년 12월 12일 당시 양구 부군수와 선사박물관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양구군 방산면의 백자박물관에 전시해 달라"면서 작품 2점을 기증했습니다.


기증한 작품은 지름·높이 각 48㎝ 크기의 달항아리 백자와 지름 30㎝·높이 20㎝ 크기의 천목 면발(국그릇 일정)입니다.

신 명장은 "'해당 박물관을 방문했지만, 선생이 4년 전 기증한 백자 등 도자기 2점은 못 봤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설마 했다"며 "의구심이 들어 지난달 초쯤 직접 박물관을 찾아가 보니 실제로 작품이 온데간데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신 명장 측은 지금까지 국내·외 15곳에 달항아리 백자 등 여러 종류의 작품을 기증 후 기증서를 받았으나, 기증서를 받지 못한 곳은 양구 선사박물관이 유일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신 명장 측이 양구 선사박물관에 백자 등 도자기 2점을 기증한 사실은 당시 기증식 때 촬영된 사진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백자 등을 기증받은 당시 선사박물관장도 기증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증받았지만, 그 뒤로는 기억이 없어 모른다고 주장하고 실제 박물관 측은 백자 등 도자기 2점의 입고 기록이 없어 이 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경찰은 당시 기증식에 참석한 부군수와 박물관장 등 10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기증받은 사실만 확인했을 뿐 이렇다 할 실마리는 찾지 못했습니다.

양구군도 선사박물관과 백자박물관을 비롯한 인근의 박물관 수장고 등을 샅샅이 뒤졌으나 작품들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기증식 직후 박물관에 입고되지 않은 채 외부로 빼돌려졌거나, 외부 유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신 명장은 경기도 광주에서 30년 넘게 활동해온 도예가로, 2013년 광주 왕실도자기 5대 명장에 선정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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