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항암치료 부작용 `영구탈모` 원인 찾았다"
입력 2019-08-28 15:44 
항암제 일종인 부설판(Bu)과 시클로포스파미드(Cy)을 복용한 후 1일차, 4일차, 7일차 두피모낭 DNA세포 손상의 변화 추이. [사진출처 = 서울대병원]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영구탈모 원인을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다.
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탈모는 항암 생존자들에게 심각한 문제로,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은 암환자의 약 65%에서 탈모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회복 가능하지만 마지막 항암치료 종료 후 6개월 이상이 지났는데도 회복이 잘 되지 않을 경우 회복이 안되는 영구탈모증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는 어른에게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항암치료와 함께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소아환자의 약 12%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김진용 연구임상강사)은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항암치료제로 손상된 성체 줄기세포의 유전자 정보 회복과정에서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사멸이 영구탈모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모낭은 성장기와 휴지기의 모발주기를 평생 반복하는 대표적인 재생기관이다. 모낭줄기세포는 성장기 초기에만 잠깐 증식하지만 매우 안정적인 성체줄기세포여서 빨리 증식하는 세포를 공격하는 항암화학치료에 저항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영구적인 탈모가 실제로 상당수 환자에서 발생하므로 모낭줄기세포 풀(pool)의 고갈 여부와 함께 실제로 회복이 되돌리기 어려울지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항암제 일종인 부설판(Bu)과 시클로포스파미드(Cy)을 복용한 후 1일차, 4일차, 7일차 두피모낭 DNA세포 손상의 변화 추이. Mx는 모기질, ORS는 외모근초, EPI는 곤두선 머리카락, DP는 모낭근원세포. [사진출처 = 서울대병원]
이에 연구팀은 면역반응을 억제한 실험용 쥐에 사람의 모낭을 이식한 후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한 뒤 영구탈모를 유도했다. 이후 항암치료로 세포가 손상되는 과정과 함께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사멸 원인을 관찰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로 모낭에 초기 손상이 가해지면 모낭 줄기세포에 반응성 증식(priming mobilization)이 발생하고 DNA 손상에 취약한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대량의 성체줄기세포 세포사멸(large-scale apoptosis)이 발생해 줄기세포 고갈과 함께 조직재생능력의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하는 과정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최근 암조직을 공격하는 표적항암치료제나 면역항암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암환자들은 방사선 치료와 함께 화학적 함암요법을 통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정상조직의 조직손상(off-target effect)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항암치료 스케줄의 개발과 함께 모낭성체줄기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보존치료법과 새로운 모낭재생 기술개발을 통해 영구탈모증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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