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해 최대 낙폭' 미국 증시 자유낙하…다우 800P '급락'
입력 2019-08-15 10:59  | 수정 2019-08-22 11:05

글로벌 경제의 침체 우려가 증폭하면서 미국 뉴욕증시를 강타했습니다. 이번에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경고음'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현지시간으로 14일 800.49포인트 빠졌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 최대 낙폭입니다.

채권시장발(發) '침체 경고음'에 투자심리는 바짝 얼어붙었습니다. 중국과 독일의 경기둔화 우려가 미국 채권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침체 공포를 한층 키운 것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對中) 관세압박' 수위를 한 단계 낮추면서 조성된 훈풍은 하루 만에 사그라들었습니다.



◇ 미국 3대 주가지수 3% 안팎 추락

이날 뉴욕증시에서 초대형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800.49포인트(3.05%) 급락한 25,479.4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초반부터 400~500포인트 밀리다가, 막판 낙폭을 확대했습니다.

지난 5일 767.27포인트(2.90%) 하락하면서 '연중 최대폭' 하락한 지 7거래일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셈입니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다우지수의 낙폭은 올해 들어 최대폭이자, 역대 네번째로 큰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흐름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5.72포인트(2.93%) 떨어진 2,840.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2.42포인트(3.02%) 내린 7,773.94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일각에선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주가지수의 보폭이 예상외로 증폭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일부 낙관론은 하루 새 사라졌다"면서 "당분간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가 특정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늦추겠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일제히 1%대 오름세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 중국·독일 경기 쇼크에 뉴욕 채권시장 '이상기류'

아시아와 유럽의 '성장엔진' 격인 중국과 독일의 지표가 나란히 부진하게 나오면서 뉴욕증시 폭락의 '진앙' 역할을 했습니다.

독일 경제는 지난 2분기 0.1% '마이너스' 성장했고, 미·중 무역전쟁에 짓눌린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 증가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1.623%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미국채 금리(1.634%)를 밑돌았습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0.01%포인트 역전된 것입니다.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제시하는 수익률(금리)이 높은 게 통상적인데, 이런 원칙에 역행하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집니다.

초장기물인 30년물 채권가격도 초강세를 나타냈습니다.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2.01% 선까지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경기 비관론 속에 장기물에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채권값이 치솟았다는 뜻입니다.

특히 '벤치마크'인 10년물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금리 격차는 가장 주목하는 지표입니다. 올해 초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이날 시장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2년-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습니다. 당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나서 1년여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바 있습니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년-10년물 금리 역전은 지난 1978년 이후로 모두 5차례 발생했고, 모두 경기침체로 이어졌습니다.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일간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채권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면서 "물론 채권투자자들의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분명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비관론의 물결이 있다"고 주목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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