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대통령 말도 소용없다"…100% 보증도 무용지물
입력 2008-11-14 13:15  | 수정 2008-11-14 13:17
【 앵커멘트 】
저희 mbn의 보도 이후,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기관의 보증비율을 95%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은 리스크가 전혀 없는 100% 보증서가 있어도 대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고사 직전으로 내모는 은행의 현실을, 강태화 기자가 단독보도 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이명박 / 대통령(지난 10일)
- "일선에서 은행들이 그때그때 중소기업이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주는지 이런 것들이 걱정이 많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정부는 곧장 신보와 기보 등 보증기금의 보증비율을 95%로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고가 나더라도 보증기관이 돈을 대부분 갚아준다면 은행도 대출을 꺼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가까스로 정상화에 성공한 하이닉스반도체.


하이닉스는 서울보증보험의 100% 보증을 이용해 협력사들이 받을 돈을 미리 대출 형식으로 쓸 수 있도록 외환은행과 합의했습니다.

수수료를 물더라도 당장 돈을 쓸 수 있게 된 120개 협력사도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철석같이 믿었던 은행이 돌연 말을 바꿨습니다.

100% 보증이 있어도 대출이 안 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외환은행 관계자
- "보증보험이라고 다 해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보증보험도 일종의 주식회사이고, 거기에 대한 신용평가를 또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은행의) 유동성 문제도 있고…."

기업에 빌려줄 돈도 없고 보증보험사도 못 믿겠다는 얘기입니다.

이 탓에 중소기업은 고사위기에 몰렸고, 대기업도 난처해졌습니다.

▶ 인터뷰(☎) : 하이닉스 관계자
- "은행이 안 해준다면…. 우리가 협력업체에 서비스한다고 공지를 한 상태라…. 대기업이나 외환은행에서 약속한 걸 이행하지 않는 게 되니까…."

당장 돈을 빌려 쓸 수 있다는 말에, 협력사들은 결제 주기를 15일에서 45일로 늦추자는 하이닉스의 제안을 이미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기업을 외면하자, 협력사들은 아무 혜택도 없이 결제주기만 늦춘 꼴이 됐습니다.

납품을 하고도 돈을 제때 받지 못해, 연쇄 흑자 도산할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협력사 관계자
- "은행이 필요할 때는 다 해먹고, 이제 와서 자기네들이 힘이 들게 되니까 '너네 먼저 죽어라' 이러는 거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더구나, 외환은행은 하이닉스의 대주주입니다.

결국 회사의 주인마저 기업을 외면한 겁니다.

정부도 경고의 목소리를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중소기업 지원에 소홀한 금융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까지 밝힌 상태입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한다며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은행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책과 현실의 거리는 너무나 멀어 보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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