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디자인 입힌 소화전?…"불나면 못 찾아"
입력 2019-08-08 19:30  | 수정 2019-08-08 20:29
【 앵커멘트 】
백화점이나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소화전을 미관상 보기 좋게 한다며 벽과 똑같은 색과 무늬를 그려놨다면 어떨까요.
불이 나면 바로 찾아서 사용해야 할 장비를 일부러 꼭꼭 숨겨놓은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평범한 백화점 기둥 같지만 가까이서 보니 옥내소화전이 설치돼 있습니다.

기둥과 벽돌 무늬까지 똑같아 좀처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른 대형쇼핑몰은 소화전을 대리석벽과 같은 재질로 덮어놨고, 나무 무늬의 기둥과 같은 시트지로 꾸며놓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지하철 9호선에도 벽과 같은 색으로 소화전이 설치됐습니다.


▶ 인터뷰 : 박현철 / 서울 개봉동
- "주변이랑 전혀 구분도 안 되고 원래 소화전이라고 알고 있던 거랑 모양이 달라서 그런 부분에 소화전이 있을 거라고는…."

다중이용시설은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진화가 중요한데, 정작 불나면 찾기 어렵게 소화전이 설치되는 겁니다.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서울 종로소방서)
- "옥내소화전은 화재 시에 소방 호스를 발화지점에 가져간 뒤, 밸브를 열고 물을 뿌려 초기 진화에 사용합니다."

눈에 잘 띄도록 소화전을 설치하는 게 필요한데 현행 규정상 이런 지침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우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 교수
- "(소화전)함에 대해서 만큼은 시트지를 붙인다든지 다른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의 문제는 없습니다."

소화전이 긴급 상황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리규정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홍현의 VJ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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