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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S 무비 pick]맹렬히 타오르는 정신…‘김복동’이 남긴 것
입력 2019-08-08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어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잡고 살자는, 좌절의 연속에서도 더 맹렬하게 평화를 외치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삶이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오늘(8일)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김복동은 아픔이자 위로이자 영웅이었던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투쟁을 날것의 형태로 우직하게 담아낸다. 지금까지도 과거의 끔찍한 과오에 대해 전혀 사죄하지 않은 일본 정부, 영화 속에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로 분노를 일으킨 박근혜 정부 그리고 불의에 대항한 어린 학생들, 무엇보다 온 몸으로 한 평생을 투쟁하고 진정한 평화를 외친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그린다.
여성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자신의 삶 그 자체로 전한 메시지, 그리고 그가 남긴 숙제가 담겨있는 셈이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전 세계를 돌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여온 그녀이지만, 자신의 가장 아픈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어린 소녀들만 보면 언제나 인자한 웃음과 터져 나오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아픈 과거에 대한 한을 푸는 것만큼, 아니 그보다 그들을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던 김복동 할머니.

그래서 결코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될 희망을 위한 길고도 긴 싸움.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끝가지 싸우다 갈 거야. 여러분도 함께 싸워주세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그녀의 말이 가슴을 더 뜨겁게 깊이 파고든다. 그리고 후대 한국의 여성들이 더 이상 이런 변을 당하지 않기 위해 만방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소명은 묵직한 울림을 주는 동시에 우리가 이 과제를 어떻게 현명하게 풀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후반부는 더 인상적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졸속 처리된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김복동과 피해자들, 그리고 그들 못지않게 분노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어우러지면서 반성과 회환, 분노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아직 우리에겐 젊은 희망들이 있다는 것에, 우리가 지켜야 할 분명한 미래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게 된다.
여전히 사죄하지 않고 오히려 종군위안부는 역사 날조라고 주장하는 일본에 맞선 현재 진행 중인 싸움 속에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단 21명 뿐. 영화가 끝난 뒤 일본에 대한 분노나 우리 정부에 대한 배신감, 피해자들을 향한 안타까움 보다 ‘끝까지 싸워달라던 김복동 할머니의 당부가 더 강렬하게 귓가에 맴돈다. 영화적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먹먹함을 넘어 막막함이 몰려오더라도 ‘모두가 봐야만 하는 영화라고, ‘함께 고민하자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김복동은 ‘자백 ‘공범자들에 이은 뉴스타파의 3번째 작품으로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8월 8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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