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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투혼 이대은 “만루 홈런 LG전처럼 안 던지려고 노력” [현장인터뷰]
입력 2019-08-04 21:02 
kt 이대은(왼쪽)은 4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10세이브를 올렸다. 사진(서울 고척)=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kt가 시즌 처음으로 5위에 오른 날, 이대은(30)은 감기로 제대로 말하기도 어려웠다. 연신 기침을 하면서도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kt의 승리를 지켰다.
이대은은 4일 고척 키움전에서 5-3의 9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10세이브째. 50승(1무 53패) 고지를 밟은 kt는 승률 0.4854를 기록해 NC(49승 1무 52패·0.4851)를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이대은은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투수를 맡은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개인 기록 욕심은 없다. 팀이 잘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것보다 팀이 5위에 오른 게 더 값지다”라고 밝혔다.
양현종(KIA)의 완봉승으로 광주 경기가 더 빨리 끝나면서 NC의 패배 소식이 kt에게도 전해졌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르던 이대은도 긴장이 됐다.
이대은은 이야기를 들었다. 등판 전 부담 갖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까) 부담이 생기더라. 내가 이번에 막으면 5위가 될 수 있는 만큼 집중해서 공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았으며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이정후, 김하성, 서건창 등 타격이 좋은 타자를 차례로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이후 이대은의 투구는 깔끔했다. 이정후를 루킹 삼진으로 잡더니 김하성, 서건창을 범타로 아웃시켰다.

이강철 kt 감독은 2회초 5-0이 된 뒤 지키는 야구를 구상했는데 불펜이 효과적으로 잘 막았다. 특히 이대은이 마운드에서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라고 호평했다.
이대은은 이에 대해 그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 괜찮았다. (박)경수 형도 다가와 격려해줬다. 최대한 편하게 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kt가 5위까지 오를 수 있던 데에는 6월부터 마무리투수를 맡은 이대은의 호투가 뒷받침됐다. 뒷문 고민을 해결했다.
이대은은 타자들이 점수를 못 내면 이길 수 없다. 타자들이 잘해서 이렇게 오를 수 있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니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대은은 후반기 첫 등판(7월 28일 수원 LG전)에서 만루 홈런을 맞으며 6실점(5자책)을 했다. 최악의 투구였다. 그 이후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대은은 그때는 워낙 안 좋았다. 딱히 지난 거 신경 쓰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안 던지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아파서 더 잘 던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 이대은은 앞으로 kt의 5위를 지켜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는 시즌 끝까지 더 오래 이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다. 물론 더 위로 가면 좋다.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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