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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오르는 로키산, 어떤 성적표 받을까 [류현진 미리보기]
입력 2019-06-28 17:40 
류현진은 2017년 쿠어스필드에서 호되게 당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덴버) 김재호 특파원
드디어 오고야 말았다. 류현진이 로키산에 오른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 그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최고의 성적을 기록중인 올해, 쿠어스필드의 악몽도 떨칠 수 있을까?
LA다저스(류현진) vs 콜로라도 로키스(안토니오 센자텔라), 쿠어스필드, 덴버
6월 29일 오전 9시 40분(현지시간 6월 28일 오후 6시 4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ATT스포츠넷(콜로라도)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숙제를 남긴 한판
류현진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를 한 차례 상대했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그럼에도 잘 버텼고 퀄리티 스타트를 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은 5-4로 이겼다. 류현진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숙제는 남겼다. 앞선 두 차례 등판과 비교해 제구가 완벽한 편은 아니었다. 초반에 상대 타자들에게 강한 타구를 많이 허용했다. 특히 1회 체인지업에 안타 2개를 허용하며 실점,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다음 등판에서는 이번보다는 조금 더 제구가 잘 잡혀야 할 것"이라며 분발을 다짐했다. 모든 타자들이 다 만만치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아레나도와의 대결은 특히 어려웠다. 류현진은 "아레나도가 내 공을 잘 치다보니 자신감을 갖고 들어오는 부분도 있었다. 그것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며 천적 관계 청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가능성은 보였다. 23일 경기 류현진은 빠른 조정 능력을 보여줬다. 초반 체인지업이 얻어맞자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고 후반부 커터와 커브 조합으로 승부했다.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커브를 체인지업보다 많이 던졌다. 갖고 있는 다양한 무기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대처 능력이 좋았다. 이번 등판에서도 이런 능력이 빛을 발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



공포의 쿠어스필드
이번 경기가 열리는 쿠어스필드. 다른 표현이 필요없다. 말 그대로 '지옥'이다. 올해는 더 심하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다년간 타자 파크팩터 120, 투수 파크팩터 119를 기록한 곳인데 이번 시즌은 타자 파크팩터 126, 투수 파크팩터 125를 기록중이다. 최근 경기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 시카고 컵스와 3연전에서 35득점이 났고, 그다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홈 4연전에서는 무려 92득점이 났다. 메이저리그 4연전 최다 득점 기록이다. 지난 28일 다저스와 시리즈 첫 경기도 난타전 끝에 다저스가 12-8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4경기에서 31이닝을 소화하며 3점만 허용했던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도 이날 경기에서는 5 2/3이닝동안 13피안타를 허용하며 7실점을 기록했다.
고도의 영향으로 타구 자체가 멀리 날아간다. 지난 등판이 쿠어스필드 경기였다면 1회 데이빗 달에게 허용한 큼지막한 타구는 담장을 넘겼을 것이다. 담장을 넘지 않더라도 외야 자체가 넓어 장타가 많이 나오는 곳이다. 뷸러도 전날 경기 홈런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장타에 무너졌다.
쿠어스필드는 최근 경기에서 득점이 많이 나왔다. 전날 시리즈 첫 경기는 다저스가 12-8로 이겼다. 사진=ⓒAFPBBNews = News1

안좋은 추억
이미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의 위력을 경험했다. 지난 2017년, 다저스의 세 차례 콜로라도 원정 방문 때 모두 등판했다. 4월 8일 경기에서는 4 2/3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자 2016년 팔꿈치 청소 수술 이후 첫 등판이었다. 4회까지 1실점하며 순항했지만, 5회 하위 타선이었던 더스틴 가노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 상대 투수 카일 프리랜드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결국 2사 1, 3루에서 강판됐다. 5월 12일 두 번째 경기에서는 4이닝 8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0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 실점 기록을 세운 경기였다. 2회에만 안타 4개를 얻어맞으며 5점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4회에는 보크로 실점하기도 했다. 안좋은 장면은 다 나온 경기였다. 9월 30일에는 시즌 마지막 등판을 가졌다. 이때도 2이닝 6피안타 3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 탈락을 확정짓는 씁쓸한 자리였다. 그해 쿠어스필드에서만 10.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여전히 껄끄러운
물론 2019년의 류현진은 2017년의 류현진보다 훨씬 좋은 투수다. 그러나 2019년의 콜로라도 타자들은 2017년처럼 좋은 타자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콜로라도는 현재 트레버 스토리(손가락), 브렌단 로저스(어깨)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두 선수는 상대하지 않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타자들이 많다. 지난 경기에서 1타점 적시타를 뺏은 놀란 아레나도는 경계대상 1호다.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1안타, 볼넷 3개 삼진 3개로 다소 조용한데 그래서 더 무섭다. 곧 터질 때가 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놀란 아레나도를 편하게 상대하기 위해서는 앞에 나올 이안 데스몬드를 잡아야 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아레나도를 상대할 때는 주자를 모아두면 안 된다. 바꿔 말하면 찰리 블랙몬, 이안 데스몬드를 내보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데스몬드는 지난 경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 3개를 뽑았다. 이 안타 중 2개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번 시즌 좌완을 상대로 타율 0.340(94타수 32안타) 8홈런 27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는 그다.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지난 등판을 예상할 때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콜로라도는 특히 좌타자들의 좌완 대처 능력이 좋다. 다니엘 머피(타율 0.348) 데이빗 달(0.341) 찰리 블랙몬(0.301) 등이 좌완을 상대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중이다. 류현진이 평범한 좌완은 아니지만, 승부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류현진 vs 콜로라도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놀란 아레나도 21타수 12안타 3홈런 8타점 2볼넷 2삼진
찰리 블랙몬 27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 2볼넷 4삼진
데이빗 달 3타수 무안타 2삼진
이안 데스몬드 7타수 4안타 3타점 2볼넷
크리스 아이아네타 11타수 1안타 1볼넷 5삼진
라이언 맥마혼 3타수 무안타
다니엘 머피 17타수 4안타 1타점 1삼진
마크 레이놀즈 8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 1삼진
팻 발라이카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안정을 찾다
상대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24)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올해가 세 번째 시즌이다. 앞선 두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그는 일단 이번 시즌 선발로만 뛰고 있다. 14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91(77이닝 42자책)을 기록중이다. 피홈런 11개 볼넷 34개 탈삼진 45개를 기록하고 있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번 시즌 포심 패스트볼(64.66%), 슬라이더(17.86%) 커브(9.27%) 체인지업(8.21%) 네 가지 구종을 구사하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94.07마일을 기록중이며, 슬라이더가 84.14마일, 체인지업이 86.39마일, 커브가 79.17마일을 기록중이다. 전반적으로 구속이 류현진보다는 빠른 선수다.
센자텔라는 6월 들어 안정을 찾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5월까지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하며 흔들렸지만, 6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1(29이닝 11자책)을 기록하며 안정을 찾았다. 13일 컵스와 홈경기 4이닝 8피안타 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8실점(6자책)으로 부진했지만, 나머지 경기는 모두 퀄리티 스타트했다. 지난 24일 다저스를 상대로 6 1/3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선방했다.
타석에서는 통산 82타수 6안타(타율 0.073)를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은 26타수 무안타. 대신 희생번트가 3개가 있다. 타격보다는 마운드에 충실한 모습이다. 그래도 2017, 2018년 2루타를 한 개씩 기록한 선수이기에 경계는 해야한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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