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더운 여름철 `관절 냉방병` 주의 필요
입력 2019-06-28 15:37 

장마와 함께 찾아온 무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집과 사무실, 지하철 등 실내 곳곳에서 냉방기기 사용이 늘고 있다. 무더위는 7월부터 본격 시작되어 9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냉방기기 사용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온도가 높은 실외에 있다가 낮은 온도인 실내에 들어가 장시간 냉기(冷氣)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급격한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겨울철 못지 않게 어깨나 허리, 무릎 관절에 통증이 생기거나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뼈 냉방병은 신체 기능이 여름 기온에 맞게 적응되어 있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차가운 환경이 지속됐을 때 발생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실내에 오래 있다 보면 건조한 냉기가 뼈 속 깊이 파고 들어 말초 혈관이 급속히 수축되면서 혈액순환 이상이 발생하고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경직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관절 주변 근육이 위축되고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면시 냉방기기의 바람이 얼굴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바람의 방향을 몸 쪽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냉기가 몸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몸의 근육이 경직되고 밸런스가 깨져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게 된다. 밤새 경직되어 있는 혈관이 다음날 낮 시간에도 고스란히 냉방시설에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될수록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열대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밤 잠을 이루지 못했을 때도 통증 억제 호르몬 분비가 떨어져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근육과 뼈가 약한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뼈와 인대, 관절, 디스크가 퇴행하면서 큰 온도 차에 의해 통증에도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뼈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체온유지가 관건이다. 하루 종일 냉방기기가 가동되는 실내에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내에서도 가벼운 가디건 등을 걸치는 것이 좋고, 냉방기기는 한 시간에 5분씩이라도 작동을 멈추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몸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평소 요통이나 관절통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 부위에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귀가 후에는 어깨나 허리, 무릎 등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는 온찜질이나 반식욕을 통해 관절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통증 억제 호르몬인 엔도르핀 생성을 위해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잠자기 전에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에 잠자리에 들면 관절 통증도 예방하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잘 때 목 보호를 위해 너무 높지 않는 자신에게 적합한 베개를 사용하고 다리가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통증과 피로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병원인 바른세상병원 허재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냉방으로 인해 관절통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경우 휴식이나 따뜻한 찜질만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평소 관절염이나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 등 만성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드물게는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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