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SM엔터, 사상 첫 배당·자사주 소각 추진
입력 2019-06-26 17:32  | 수정 2019-06-26 23:41
SM이 창사 이래 첫 배당·자사주 소각 등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한다. SM은 KB자산운용 등에서 라이크기획 합병, 적자 자회사 정리, 식음료(F&B) 사업 철수, 배당 확대 요구 등을 거세게 받아왔다. SM은 최근 기관투자가와 진행한 미팅 등을 토대로 세부 방안을 논의해 왔는데, 7월 중 이사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주친화 정책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자는 차원이다. SM은 주주서한 발송 등으로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한 KB자산운용과도 최근 미팅을 하고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배당성향 상향과 자사주 매입·소각은 SM이 가장 먼저 내놓을 수 있는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SM은 설립 이후 18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달 이사회에서 배당 결정이 이뤄지게 되면 사상 첫 배당을 지급하는 셈이 된다. KB자산운용 역시 주주서한을 통해 SM이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SM의 이익잉여금은 1분기 기준 1732억원으로 전 분기 1742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배당 지급과 자사주 소각 등으로 소요되는 금액이 50억원 안팎으로 SM의 주주환원을 위한 자금 집행 여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SM과 라이크기획 간 관계 재설정 역시 SM이 주주들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라이크기획은 SM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다.
라이크기획은 SM에서 인세를 수령하는데, 최근 3년간 평균 인세가 SM 영업이익의 46%에 달해 논란이 됐다. KB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라이크기획 합병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SM은 라이크기획에 제공하는 인세 지급률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크기획은 현재 SM 매출액의 6%를 인세로 받아가는데, 이를 하향 조정해 SM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SM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인세는 지난해 기준 145억원이다.
엔터 업계 관계자는 "라이크기획은 법인 등록이 돼 있지 않고,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명의의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법인 합병은 어렵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F&B 사업 철수 역시 SM은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식사업 철수로 당장 손을 떼기보다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해 부담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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