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정기예금보다 못한 코스피
입력 2019-06-24 17:40 
최근 10년 동안 코스피 연간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이달까지 코스피 연 단위 수익률은 1.9%에 그쳤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0년대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10년간 코스피 연수익률은 1.2%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 10년 단위 연율화 수익률은 1980년대와 2000년대는 각각 24.7%, 5.1%로 집계됐다.
연간 수익률 1.9%는 일부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2%,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은 2%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한국 증시 수익률은 해외와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 나스닥(12.6%)을 비롯해 S&P 500(9.5%), 독일(7.0%), 일본(6.9%), 베트남(6.9%), 영국(2.8%), 대만(2.5%)의 연 단위 수익률은 코스피보다 높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이나 리스크와 성장률 둔화 등 한국 증시를 둘러싼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다"며 "기업에 비우호적인 정서도 증시에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전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현 정부 정책 기조는 자본시장보다는 노동시장, 고소득자보다는 저소득자, 그리고 중소기업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반도체 의존도 역시 코스피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혔다. 반도체는 이익 부침이 심한 산업이라 증시 상승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힘들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이익 부침이 심한 경기 민감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특정 산업에 쏠리는 경제구조는 증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1포인트(0.03%) 오른 2126.33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91억원, 731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16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44%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는 1.52% 올랐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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