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객이 앱 하나로 소비패턴 파악하도록"
입력 2019-06-23 18:25  | 수정 2019-06-24 11:32
KB국민은행이 '독일의 카카오뱅크'로 불리는 모바일뱅크 'N26' 따라잡기에 나섰다. 특정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만으로 모든 은행 계좌에서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 도입을 앞두고 모바일 플랫폼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N26 장점인 '생활 밀착형' 금융 플랫폼 기능을 자체 대화형 뱅킹 앱인 '리브 똑똑'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가 N26 금융 플랫폼에서 주목한 부분은 바로 결제 수단과 상관없이 사용자 지출 내역을 한번에 알기 쉽게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다.
기존 은행 앱에서는 은행 계좌로 지출한 금액 따로, 카드로 결제한 금액 따로 분류되지만 N26은 둘을 한꺼번에 실시간으로 모아서 보여준다.

또 인공지능(AI)이 사용자 지출 내역을 자동 분석해 식비에 몇 %, 쇼핑에 몇 %를 사용했는지 그래프로 한눈에 보여준다. N26이 주거래 은행이라면 은행 앱은 클릭 몇 번만으로 본인 소비생활을 알아서 관리해주는 진정한 생활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과 KB 경영진은 최근 금융 관련 포럼에서 N26 인터페이스를 접한 뒤 "KB 모바일 앱 역시 이 같은 기능을 갖추도록 고도화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모바일 앱 '리브 똑똑' 개선에 한창이다. 리브 똑똑은 기존 은행 앱과 달리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형태로 AI 직원과 카톡하듯 대화를 하면서 조회, 송금, 새 펀드 가입까지 가능한 플랫폼이다. 현재는 은행 계좌, 카드 사용 내역 등을 따로 보여주지만 앞으로는 KB그룹 내 계열사(은행, 보험, 카드, 증권)를 통해 보유 고객에 대한 모든 투자 내역을 함께 보여주고 관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바꾼다는 목표다.
KB가 앱 고도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오픈 뱅킹' 도입에 앞서 최대한 많은 앱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은행 간 공동 결제 시스템인 오픈 뱅킹이 구축되면 국민은행에 계좌를 가진 고객이 토스나 신한·KEB하나 같은 다른 은행 앱을 이용해 국민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하거나 이체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오픈 뱅킹이 도입되면 단순히 기존 뱅킹 서비스만으로는 고객이 특정 은행 앱을 이용할 유인 요소가 사라진다"며 "은행 앱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자고 제안한 N26은 2015년 독일에서 탄생한 모바일 전용 뱅킹 서비스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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