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어선 사태'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 참석…"조율은 없었다"
입력 2019-06-21 16:33  | 수정 2019-06-21 16:40
북한어선이 아무런 제지 없이 강원 삼척항에 입항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 기자실에서 지난 17일 열린 익명 브리핑 현장에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의 A 행정관이 참석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늘(21일) 브리핑에서 "청와대 안보실 소속 행정관이 17일 국방부 브리핑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브리핑에 참석했던 A 행정관은 현역 해군 대령급 군인 신분입니다.

윤 수석은 "언론 보도 상황과 여론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갔던 것"이라며 "당시 행정관의 역할은 어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지, 여론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국방부 브리핑의 청와대와 사전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사전 브리핑뿐 아니라 안보 관련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청와대에 보고된다"며 "다만 해당 행정관이 그 자리에서 국방부 관계자들과 어떤 협의나 조율을 한 바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A 행정관이 당시 브리핑 현장에 있었다"며 "(북한어선 사태 이후) 17∼19일 사이 2∼3번 정도 국방부를 찾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 행정관이 현역 군인 신분으로 국방부에 온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A 행정관이 지난 19일 국방부 브리핑 때도 참석했다는 지적에 윤 수석은 "이 사안과 관련해 A 행정관의 다른 브리핑 참석 여부는 확인 못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지난 1월 16일 일본과의 초계기 갈등 상황이 벌어졌을 때 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 백그라운드 브리핑에 참석한 바 있다"며 "당시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중대 상황이라고 판단해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평소 청와대로 출근하는 A 행정관의 모습이 국방부 내에서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북한어선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데다, 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 기자실 안에서 진행되는 익명 브리핑에 나타난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됩니다.

특히 당시 익명 브리핑에 참석한 다수의 고위급 군 당국자와 국방부 관계자 대부분은 A 행정관의 참석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 측은 A 행정관에 대한 출입 조치에 대해 "브리핑 당일 아침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평상시에도 (국방부와) 관련 업무를 협의하는 (청와대의) 실무 담당자"라고 말했습니다.

또 "해군 장교여서 이번 소형 목선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기자들이) 어떤 부분들을 궁금해하고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성격과 민감성을 사전에 잘 알고 있던 청와대 측이 국방부의 대응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차원에서 A 행정관을 비공개 브리핑에 참석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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