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기획]'생명마스크' 지하철 방독면…어디에 있나요?
입력 2019-06-18 19:30  | 수정 2019-06-18 20:39
【 앵커멘트 】
지하철역에는 화재 등 비상상황을 대비해 유독가스를 흡입을 막을 수 있는 방독면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안내도에 표시된 장소에 방독면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화재시 생명마스크 역할을 하는 방독면 비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하철 내부에 뿌연 연기가 가득합니다. 열차 옆면은 불에 탔고, 유리창은 검게 그을렸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시민은 손으로 코를 막고 대피합니다.

지하철에 화재가 발생하면 유독가스 등이 발생해 호흡이 제한되고 시야 확보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 지하철에는 역마다 대략 200개 안팎의 방독면을 비치하고 있는데, 보통 역사 안내도에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독면은 정말 안내도와 같은 위치에 있을까?

서울의 한 지하철 역입니다. 안내도대로라면 개찰구를 나와 오른쪽에 있어야 할 방독면함은 온데간데없고, 설치미술 작품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역에서는 시민 1명과 함께 안내도를 따라 방독면함을 찾아가 봤습니다.

있어야 할 방독면함 대신 음료수 자판기가 놓여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성용 / 서울 월계동
- "방독면을 보고 찾아왔는데, 자판기가 있네요. (실제상황이라면) 매우 당황할 거 같아요. 없으니까. "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저는 지금 지하철 환승 구간에 나와 있습니다. 안내도를 보면 제 양옆으로 방독면 보관함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른쪽을 보시면 방독면 보관함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왼쪽을 보실까요? 있어야 할 방독면 보관함이 온데간데없고, 공간은 텅 비어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교통공사 측은 위치가 잘못된 보관함이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파악도 못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구호용품보관함이 안 보인다고요? 어디 쪽 말씀하시는 건가요? 특별한 일이 있어서 그러신 건가요?"

전문가들은 잘못된 위치표시는 오히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위급상황에서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인명구조장비가 있다고 생각하고 달려갔는데, 방독면이 없었다 했을 때 심리적으로 패닉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죠. 바로 인명피해로…."

실제로 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70% 정도가 연기로 인한 질식사입니다.

긴급상황 시 생명줄 역할을 하는 방독면.

비치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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