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6월 13일 뉴스초점-질문 안 받는 브리핑?
입력 2019-06-13 20:13  | 수정 2019-06-13 20:46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왜냐, 회견장에 출입 기자가 단 한 명도 없었거든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어제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위 활동 종료와 관련한 기자회견은 이렇게 '기자 없이' 진행됐습니다.

비공개도 아닌데 기자회견장이 텅 비었던 이유는 회견을 앞두고 법무부가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기자단이 수차례 질문을 하고 답을 듣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끝내 거부했고, 나홀로 회견을 강행했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회견이 아닌 그야말로 '나홀로 발표'를 한 겁니다.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그곳에 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국민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물어보고 답을 듣고, 그걸 보도하는 게 기자의 역할이죠. 그런데 그냥 받아 적기만 해라? 하는 건, 국민에게 '내가 하는 말을 듣기만 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후 법무부는 '수많은 과거사위의 기록 내용을 박 장관이 다 몰랐기 때문에 그랬다.'고 해명했습니다.

글쎄요. 이건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잘 모르면 발표를 하지 말아야지요. 기자들도 무엇을 알아야 할지 공부하고 준비해서 가는데 앞에 서는 장관이 내용을 잘 몰랐다?

법무부는 또 브리핑에 충분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 반 활동을 '단 8분'에 요약했다는데, 정말 질문이 전혀 필요 없을 만큼 충분한 설명이 돼 있다고 봐야 할까요.

어떤 일이든지, 성과가 있으면 부작용도 있는 법입니다. 행여 알맹이가 없다고 해도, 그걸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드러내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요. 그래야 진실을 밝히려 했던 노력도 헛되지 않겠죠. 개인의 일이 아닌 세금을 들인 나랏일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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