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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과 사뭇 달랐던 류현진의 `에이전트 면담` [현장스케치]
입력 2019-06-13 04:57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에인절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을 찾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지난 12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됐다.
LA에인절스와 원정경기를 앞둔 LA다저스 선수단의 훈련 시간. 전날 선발 등판을 소화한 류현진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 선발 등판 다음날에는 실내 훈련 위주로 일정을 소화하는 그이기에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곧 필드에 나온 이유가 밝혀졌다. 류현진은 홈플레이트 뒤편 스위트석으로 다가가 그물을 사이에 두고 자신의 에이전시인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와 마주했다.
애너하임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본사가 위치한 뉴포트비치와 가깝다. 그래서 종종 보라스를 비롯한 에이전시 관계자들이 경기장에 와 고객들과 면담을 갖고는 한다. 이날 보라스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회사 관계자 두 명이 류현진과 제법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눴다.
류현진이 이렇게 에이전시 관계자와 필드에서 진지한 면담을 갖는 장면이 목격된 것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분위기가 심각했다. 어깨 부상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한 그는 첫 7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75(36이닝 19자책)로 부진했고, 불펜으로 보직 이동을 통보받았다.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보라스와 면담을 갖는 장면이 목격됐었다. 결국 류현진은 구단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다를 수밖에 없다.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고 1년 더 함께하는 것을 택한 류현진은 13경기에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1.36의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자리잡았다. 평균자책점, 다승, 이닝당 출루 허용률, 9이닝당 볼넷 허용률에서 모두 리그 1위를 기록중이다.
현장에 동석했던 구단 관계자는 "특이한 내용은 없었다. 잘 던지고 있다며 격려하고 필요한 용품은 없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 정도 등을 묻는 자리였다"며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확인한 자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오면 퀄리파잉 오퍼를 피할 수 있다. 다음 시즌 개막전을 서른 셋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맞이하고, 많은 부상 경력이 있지만, 반대로 건강할 때는 한없이 좋은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는 그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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