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행동주의 펀드 `타깃` 에스엠, 주가 더 오를까
입력 2019-06-10 15:47 
에스엠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사진 = 매일경제DB]

엔터 대장주 에스엠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주가치 제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며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0원 오른 4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에스엠의 주가는 이달에만 약 11%가 올랐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 중인 KB자산운용 등이 기업 가치 개선을 요구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5일 에스엠에 주주서한을 보내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이들은 에스엠의 지분을 6.60% 보유한 3대 주주다. 오는 20일까지 에스엠 측에 공식 답변을 요구한 상황이다.
공시된 주주서한에서는 ▲대주주가 100% 소유한 라이크기획과 기타 주주들의 이해관계 상충에 대한 문제 제기 ▲배당성향 30% 제안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적자 자회사들(SM USA, SM F&B)에 대한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신규 사외이사후보 추천을 요구했다.

에스엠은 지난 2000년 상장이후 단 한번도 배당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의 46%를 이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설립된 라이크 기획은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싱을 명목으로 매년 에스엠 별도 매출의 최대 6%를 인세로 수취했다. 과거 19년간 누적 규모는 약 965억원, 최근 4년간 462억원으로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연결 영업이익의 98.7%에 해당하는 인세를 수취했지만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고, 인세율이 측정되는 근거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기 실적을 보면 본업은 지속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회사들로부터 손실이 계속 발생해 연결 실적은 2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며 "자회사 S.M. Entertainment USA는 미국에서 호텔 리조트, 와이너리 등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영위하며 적자를 기록 중이며, 에스엠이 청담동에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소속 법인인 에스엠 에프앤비 디벨롭먼트는 6년 누적 211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는 소식에 하나금융투자(5만2000원→5만8000원)와 KTB투자증권(4만6000원→5만3000원)이 각각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적자 자회사들이 정상화되면 올해 영업이익은 현재 예상치 대비 36%까지 개선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익 개선 가능성을 밸류에이션에 반영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에스엠이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사항을 얼마만큼 반영하는 가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 이슈 때문에 주가가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 하방 경직성은 확보된 것 같다"면서도 "지금까지 기대감으로 많이 올랐는데 실제로 에스엠이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것을 실시할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해 KB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을 합하면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보다 지분이 많게 돼 에스엠 입장에서도 어느정도 제스쳐를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2분기 실적이 잘 나오고 배당까지 실시한다고 가정하면 투자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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