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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달이 뭐길래`…증권가, 스튜디오드래곤 목표가 `동반 하향`
입력 2019-06-05 13:43 

상반기 기대작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 지지부진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몸살'을 앓고 있다. 5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에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9만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상장 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증권사에서도 잇따라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이익 증가가 단기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11만원→9만1000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9만6000원→ 8만5000원으로 각각 17% , 11.5%로 하향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스달 연대기가 첫 방송한 후 시장은 저조한 성과에 실망하며 당일(3일) 주가는 9.35%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면서 "시가총액은 1조 8766억원으로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의 46배, 내년 예상 당기순이익의 35배로 여전히 밸류메리트(기대이익)을 느끼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스달 연대기가 흥행 모멘텀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스튜디오드래곤읜 올해와 내년 당기순이익 또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앞으로 실적을 책임질 텐트폴(tentpole, 지지대) 역할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회당 30억원이 넘는 높은 제작비에도 향후 지식재산권(IP)으로 활용돼 중국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등 글로벌 매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드문 시즌제 드라마의 특성상 단기간 성과보다 중장기적 판권 구조 변화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넷플릭스의 입맛에 맞는 시즌제 드라마들이 수출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만큼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고 시즌제 드라마의 특성상 초기 시즌에 수익성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극 초반부터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긴장감과 갈등 노출이 부재했다는 점이 아쉽다"며 "100% 사전제작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에 맞춘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아스달 연대기의 부진이 아니라 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최근 하향세는 제작비로 인해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도 있으나 중국의 콘텐츠 산업 방해 기조도 한몫하고 있다"면서 "중국향 콘텐츠 판매, 합작 드라마 제작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의 해소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또한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 100% 사전제작물로 선투자된 비용회수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아직 흥행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며 "주가는 아스달 연대기의 시청률 상승과 함께 중국 콘텐츠 판매와 공동제작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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