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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레이더M] 칸서스자산운용, 신생 사모펀드 `고든PE` 품으로
입력 2019-05-22 19:50  | 수정 2019-05-22 20:12

[본 기사는 05월 22일(19:2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으로 위기에 빠진 칸서스자산운용이 신생사모펀드인 고든앤파트너스(이하 고든PE)에 매각된다. 토종 사모펀드 1세대로 불리는 칸서스자산운용이 새주인을 맞아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 대주주인 한일시멘트는 22일 고든PE에 지분 51.4%를 약 120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고든PE는 한일시멘트 지분 외에도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 등 소수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며, 최대 150억원을 유상증자로 추가 투자하면서 경영정상화를 꾀할 방침이다. 고든PE는 빠르면 내주 경 금융당국에 인수를 위한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결국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고든PE와 재협상을 통해 지분매각을 결정했다"며 "고든PE는 구주매입과 유상증자계획을 마련하고 금융당국의 인수승인 통해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든PE가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칸서스자산운용은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지 5년여만에 새주인을 맞게된다.
칸서스자산운용은 2004년 토종 사모펀드 1세대로 출발해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두각을 보였으나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해외부동산시장이 휘청이면서 대규모 손실와 함께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2013년에는 한국토지신탁이라는 대어를 인수할 수 있었지만 인수자금 모집에 실패하면서 자금조달능력에서 타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칸서스자산운용은 인수자금 중 500억원을 조달해 컨소시엄파트너 였던 케이프와 공동인수를 추진했지만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한국토지신탁 인수는 물론 몰취당한 계약금까지 책임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영난은 지속되면서 칸서스자산운용은 2015년 M&A 매물로 등장했다.
이후 지난해 사모펀드가 칸서스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8월 고든PE가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그간 소송전에서 칸서스자산운용이 연패한 탓에 100억원대 우발채무가 발생했고 이번에는 가격조정에 실패하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그 사이 한일시멘트는 지주사로 전환한 뒤 금융사를 매각하지 않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계위기에 몰려있다. 한일시멘트는 금융당국의 지분매각명령으로 지난해 12월까지 매각기일이 잡혔지만 기한내 매각에 실패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한시바삐 매각에 성공해야 하는 형편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기도 했다. 올해 2월말 기준 자기자본이 54억원으로 필요유지 자기자본 82억원에 미달해 경영개선명령 요건에 해당됐다. 당장 내달 28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가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면 올해 12월31일까지 자기자본이 최소영업자본액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만약 금융위가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하거나 칸서스자산운용이 승인된 경영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일부 영업정지나 인가 취소, 임원 해임 권고 등의 보다 강력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고든PE가 인수계약을 맺음에 따라 칸서스자산운용의 경영개선계획은 한일시멘트나 김영재 회장이 아닌 고든PE가 책임지게 될 전망이다. 고든PE를 이끌고 있는 이성락 대표는 전 신한생명 사장 출신으로 칸서스자산운용인수를 위해 신생PE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신생PE의 금융당국 승인 성공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심사에서도 승인에 실패할 경우 사실상 칸서스자산운용의 존폐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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