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버스파업 D-3…14일 자정이 분수령
입력 2019-05-12 19:30  | 수정 2019-05-12 20:04
【 앵커멘트 】
전국버스노동조합은 14일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15일 첫차부터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7월부터 본격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을 두고 정부와 버스노조 측이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사회부 이현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 기자, 오는 7월부터 버스회사들에 주 52시간 근로제를 적용된다는데, 그전에는 아니었나보네요?

【 기자 】
네. 지금은 버스 운전자들이 1주일에 보통 68시간정도를 근무하고 있습니다.

원래 노선버스운송사업은 주 52시간 근로제를 적용받지 않는 특례업종이었거든요.

하지만, 버스 운전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살인적인 운행일정으로 인한 졸음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에 특례업종에서 제외됐습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그런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 근로환경이 더 나아지는 것 아닌가요?
왜 주 52시간 근로제 때문에 총파업까지 벌이겠다는 겁니까?

【 기자 】
문제는 버스 운전자들의 임금구조입니다.


버스 운전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354만 원 정도인데, 여기서 기본급이 49%고 나머지는 기본급의 1.5배를 받는 연장 근무 수당입니다.

따라서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면 연장 근무 수당도 깎이게 되는 구조인 겁니다.

광역시는 월 30만 원 안팎, 도는 60만 원에서 최대 110만 원까지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질문 3 】
그렇군요. 그런데 오늘 정부가 시내버스 요금은 올려야 하지만 주 52시간 근로제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어떤 주장인건가요?

【 기자 】
네. 오늘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입장인데요.

파업을 결의한 노조 대부분이 1일 2교대제와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긴 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요금 인상을 맡아야 한다고 결론 내린 상황입니다.

【 질문 4 】
버스노조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 기자 】
버스노조 측은 중앙정부가 현실을 모른 채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1일 2교대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에서도 하루에 9시간씩 근무를 하게 되는데, 버스 운전자들이 2주에 한 번씩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어 지금도 52시간 근로제를 위반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중앙정부가 재정적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보니 결국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보이고 있습니다.

【 질문 5 】
이 기자, 그런데 지금 계속 언급된 준공영제가 무슨 제도인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자세한 설명 좀 해주시죠.

【 기자 】
버스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에서 나온 수입을 모두 모은 다음, 각 버스회사에 분배하는 제도입니다.

버스운행은 버스회사가, 의사결정과 책임은 지자체가 지는 것이죠.

버스회사는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할 수 있어 적자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2004년 서울에서 시작됐고, 다음해부터 대전과 대구, 광주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 질문 6 】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지역이 경기도인데요.
왜 그런가요?

【 기자 】
경기도의 경우 준공영제 미실시 지역이다보니 버스 운전자들이 하루에 17시간정도 일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면 주 5일 기준으로 하루에 10시간 정도밖에 일할 수 없어 연장 근무 수당이 크게 깎이게 됩니다.

게다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많아 만약 총파업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사상 초유의 버스대란을 정면으로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7 】
그렇군요.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 예정인가요?

【 기자 】
이미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과 경기, 대구 등 11개 지역 노조에서 파업을 찬성했습니다.

15일 이전까지 총 투표를 하겠다던 인천 지역 노조의 경우엔 우선 기다렸다가 노·사 합의에 실패하면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버스노조 측은 14일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5일 첫차부터 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라 이제 모레(14일) 밤이 총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저도 경기도 시민인데 버스 총파업이 벌어지면 어떻게 출퇴근할지 참 막막합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시민 분들 많으실텐데요. 부디 14일 자정 전에 합의가 잘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부 이현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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